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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집에 돌아가는 길에는 비가 내렸고, 모두 흐린 차창 앞에 인광을 내뿜는 푸른 신호등만 바라보고 있었다.
앞에 무언가가 심연속에 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운명이 그것에 점점 가까워 지는 것을 느낀다. 너무 어두워서 그것이 희망일지 두려움일지 기쁨일지 슬픔일지 고통일지 심지어 절망일지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설레이고 있다. 나는 그것을 신비 라고 부르기로 한다. 의지에 상관없이 그것이 다가올 것이고, 그러므로 기꺼이 맞아들이겠다는 생각까지도 해보았다.
택시는 노면 표시를 지나치고 노인의 살은 70수 천보다도 부드러웠다. 놀라서 나는 우회전을 할 때 그의 팔을 다시 잡았다.
노인은 불꺼진 차가운 대학 병원의 현관 앞에서 휠체어에 앉아 황망하게 불현듯 여기가 어디냐고 묻는다. 그는 자신이 119 구조대 남자들에 의해 빗속에서 실려 응급실까지 온 것을 모른다. 응급실에서 그의 자부는 (나는 이 단어를 태어나서 처음으로 들어 본 것 같다) 그가 들을까봐 어리고 피곤하여 기운이 하나도 없어보이는 인턴 의사 선생을 끌고 나가, 아버님은 기억이 없으세요, 오후에도 변을 바닥에 온통... 하지만 앞에서는 말할 수 없어요. 그 때 그 때 의식은 있으시거든요. 그래서... 라며 정황을 말하는 것을 모른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그의 자부가 병원 현관 앞의 택시 두 대가 탑승을 거부하여 콜택시에 전화를 하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을 모른다.
여기가 어디냐는 물음에 나는 할아버지가 아프셔서, 병원에 와서 치료를 받고 지금 집에 돌아 가는 길이에요 라고 말한다. 지금 새벽 두 시니까 가서 주무세요. 하니까 그는 참으로 깜짝 놀란다. 벌써 그렇게 되었냐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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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실려감. 아침에 따뜻하던 손이 오후에 색이 푸르게 변하고 식어가는 것을 충격적으로 그리고 담담하게 지켜보았다. 책임. 우리는 생사를 가르는 판단을 유보하고 그리고 그것을 이양하여 책임을 덜기 위해서 저 냉엄하기 짝이 없는 병원이라는 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