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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학 - 세번째

 

학생님이 앞 수업에 40분 지각하셨나보다. 

열심히 변명하셨다.

깜빡했고, 부랴부랴 왔지만 차를 타고 내리는데도 20분 씩은 걸리고

음료수는 사와야겠고, 와 보니 차 댈곳은 없고...

 

그러고 보니 늘 음료수를 사오신다.

큰 차를 모시고, 우리를 뭔가를 먹이고 싶어하신다.

사무처장에게 상황 설명하면서 물어봤다. 

'일을 못할텐데 어떻게 생활해요? 정부에서 보조금도 많이 나올 것 같지 않은데??' 

아마도 비장애였다가 사고를 당한 경우일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그럴 경우 많은 금액을 보상 받거나 보험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장애인 투쟁을 할 때가 그런 경우가 더 열심이시기도 한댄다.

비장애로의 삶을 살았던 적이 있기 때문에, 그걸 알기에...

 

수업은 약수, 배수, 소수, 거듭제곱을 했다. 

덧셈에서 곱셈, 다시 곱셈에서 거듭제곱을 설명하면서

2를 예로 들었는데 또 2의 3승을 계속 6이라고 우기셔서 한 바탕.. 

맞잖아요? 

아니거든요! 

뭐가 아니예요? 6 맞구만.

아니랑게요.

 

세번 만났다고 이젠 친한 척 적당히 반말도 해 가면서 이해 못하면 얼굴도 찡그려 가면서.. 

학생님은 늘 말씀 하신다. 

'기본 원리만 알면 수학은 다 풀 수 있을 것 같아요. 수학은 쉬워요.'

으이구! 구구단도 틀리시고 나눗셈도 잘 못하시면서 잘난척을 너무 하시네.

잠들기 전에 구구단 한번씩 외우시라 했는데 잘 하실래나 모르겠다.

어쩔지 몰라서 조심하느라 일부러 거리를 두었고 

전화나 문자를 피했는데 이젠 가끔 문자로 격려를 해야겠다.

수학은 잘 할것 같다고, 장학금 달라고 난리시다. 

무지무지 걱정했었는데 어쨋든 편안해졌다.

 

공부 내용을 보자면 산넘어 산이다.

언제 인수분해를 하고 이차방정식에 이차함수까지 간다냐?

피타고라스도 기다리고 있고, 삼각함수도 기다리고 있고...

근데 더디 가더라도 이 분을 꼭 합격 시키고 싶긴 하다..

 

부디 포기하지 말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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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파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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