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여만원을 되긁어 모으기 위해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 이게 모하는 짓인지. 돈내고 귀찮게 머리까지 써야 된다,,, 그나마 잘 못하면 기분까지 나쁘고.// 나를 이상한 구렁텅이에 몰아넣고 있는 기분이다."

   벌써 오 년 전에 친구 녀석이 썼던 일기를 갈무리해뒀던 게 생각이 났다. 너무 공감을 해서.. 봄이 시작되고 또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 입성하겠지. 취업해도 딱히 더 행복하지 않을 게 분명한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아득바득 이러고 있나 싶다. 잠도 잘 못 자 술도 타의로 마셔야 돼 원래도 별 관심없는 세상사를 죽자고 쫓아다니겠다고, 공부하고 있다니 정말 나를 이상한 구렁텅이에 몰아넣고 있는 기분이다. 개학같은 인생을 언제까지 살려고 하나. 친구는 나이트에서 자아실현보다 윗 단계의 뭔가를 충족해주는 걸 발견했다고 했다. 뭐하러 치열하게 공부하고 살았나 싶다고. 지역 소도시 가서 적당한 일로 적당히 돈 벌고 대학원도 다니고 카메라도 하나 사고 보고 싶은 거 다 보고 나이트나 다니다가 사투리 쓰는 남자 만나 살다가 애 낳으면 자유롭게 키우고 정 지겨워지면 이민가면... 아이고... 루저 근성과는 결별이 안 되고 생각은 절대 쳇바퀴를 안 벗어난다. 비정하고 쓸쓸한 도시가 지긋지긋해지는 때. 여행 가서 생존의 위협을 느꼈을 적에 당장 서울로 돌아가고 싶었는데. 날도 풀렸겠다 어디 좀 실컷 헤매다 고생을 해봐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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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2 23:38 2011/02/2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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