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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싶은 것만 믿는 거지 뭐

내가 정기구독하는 잡지 중 가장 이질적인 것이라면,

 

아무래도 <판타스틱>이지 않을까 싶다. 한때 <맥심>의 정기구독을 고려했으나 "그런 음란물을 집안에 들여놓는 것을 허할 수 없다"는 마나님의 추상같은 어명으로 이행하지 못한 바 있다. (그래도 가끔 사다놓으면 되게 재미있게 본다. 사실, 야시시한 내용은 별로 없다. 예전의 '선데이'만 못하다^^;)

 

그러니까 지난 달이구나, 아래에 붙인 기사가 나왔다.

 

그걸 보고서, 아내랑 낄낄대면서 서로 믿었던 것 중 말도 안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한 적 있다.

 

이런 저런 생각 중에 갑자기 떠오른 거다. 난 아직까지 태권브이가 어딘가에 숨여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홍길동이 정말 율도국을 건설했다고 믿고, 좀더 심각하게는 '진실은 언제나 저기 너머에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하하.. 내가 엑스-파일러라는 것이 들통나고 마는 군.

 

어쨋든, 사람은 진실을 믿는 것이 아니라 믿고 싶은 진실만을 믿는다.(이 얘긴 내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프란시스 베이컨의 말이다)

 

날씨 한번 좋구나야~~ 




1726년 8월 영국. 메리 토프츠라는 여인의 출산을 돕던 조산사 존 하워드는 그녀가 토끼의 간, 고양이의 다리, 아홉 마리의 아기 토끼를 낳았다고 학계에 보고했다. 토프츠는 임신 중에 토끼고기를 너무나 먹고 싶어 토끼에 대한 꿈을 꾸었다고 주장했다. 의사들은 기형적인 출산의 원인을 ‘Maternal impression(모계 인상)’이라고 결론지었고 영국 가정의 식탁에서 토끼요리들은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다. 하지만 그해 12월, 토프츠는 죽은 토끼의 시체를 질 속에 집어넣어 마치 출산하는 것처럼 끄집어냈다며 자신의 속임수를 실토했다.    










1770년 볼프강 폰 켐펠렌 남작은 당시 오스트리아 황제 마리아 테레지아에게 체스 두는 터키 인형을 선보였다. 기존에도 태엽과 톱니 장치로 움직이는 자동인형(automaton)들이 인간 체스 고수들을 속속 물리치는 모습은 전 유럽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트릭은 간단했다. 뛰어난 체스마스터가 기계 속에 숨어 기계 장치를 조종했던 것. 이 트릭은 켐펠렌 사후에도 8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유럽과 미국을 속여넘겼고 나폴레옹이나 벤자민 프랭클린 역시 이 속임수의 희생자로 기록되어 있다.









1817년 4월 3일 영국 브리스톨에 이국적인 옷차림의 젊은 여성이 나타났다. 이 여성은 말이 조금씩 통하자 자신을 자바수 섬에서 온 카라부 공주라고 밝혔다. 먼 이국의 공주는 곧 사교계의 유명 인사가 되었다. 그러나 신문에서 공주의 사진을 본 닐 부인이라는 제보자는 공주가 자신의 하녀 메리 베이커라는 사실을 폭로했다. 메리는 결국 유명해지고 싶어 이국의 공주 행세를 했다고 고백했다.










1842년 8월 뉴욕에서는 영국의 박물학자 J. 그리핀이 피지 섬에서 발견한 인어의 미이라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 미이라는 여러 동물 박제를 짜깁기하여 그럴듯하게 만든 가짜였다. 이러한 가짜 환상동물 박제들은 중국 사기꾼들이 가장 먼저 만들어 유포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리핀의 피지 인어는 미국의 서커스 흥행사이자 hoax의 달인인 P.T. 바넘이 꾸민 일이었다. 이후 이렇게 박제 짜깁기로 만들어진 가짜 인어들을 일반적으로 ‘피지 인어(fiji mermaid)’라고 부른다.









서커스 흥행사 P.T. 바넘은 피지 인어뿐 아니라 여러 가지 속임수를 통해 돈을 벌어들였다. 1835년에는 조이스 헤스라는 흑인 노파를, 미국 독립 당시 조지 워싱턴의 간호사를 했던 161세의 노인이라고 선전해 입장료를 받았다. 나중에는 이 노인이 정교한 ‘체스 두는 터키 인형’ 같은 기계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아 더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조이스 헤스는 사망 후 부검을 통해 80세의 보통 노파로 밝혀졌다. 1843년 8월 말, 바넘은 호보켄 지역에서 무료로 마음껏 버팔로를 사냥할 수 있다는 광고를  뉴욕 신문에 냈다. 수많은 뉴욕 사람들이 호보켄으로 가기 위해 강을 건넜고 덕분에 뱃사공들은 떼돈을 벌었다. 물론 호보켄에 버팔로 따위는 없었다. 바넘은 뱃삯의 일부를 받아 챙겼다. 이밖에도 수많은 화제거리와 속임수로 미국인들의 지갑을 열었던 바넘은 스스로를 ‘햄버그의 왕자(Prince of Humbugs)’라고 불렀는데 햄버그는 hoax의 고풍스러운 표현으로 거짓, 허풍 정도로 번역된다. 그가 살아생전 즐겨 했던 “사람은 매순간 멍청이가 된다(There is a sucker born every minute)”라는 말은, 훗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심리 경향을 이르는 ‘바넘 효과(Barnum effect)’라는 용어로 이어졌다.




1912년 영국 남부의 필트다운에서 원숭이의 턱을 가진 인간의 두개골이 발견되어 인류학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다. 이 두개골은 인류의 진화 과정을 설명해줄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로서 런던의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되었으나 1953년에 이르러 두개골과 턱뼈의 플루오르 및 질소의 함유량을 검정해본 결과 사람의 두개골과 오랑우탄의 턱을 조합해 만든 가짜임이 드러났다. 조작한 당사자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1917년 영국 코팅글리에서 두 소녀 엘시 라이트(당시 16세)와 프랜스 그리피스(당시 10세)가 요정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공개했다. 당시 사진전문가들은 사진이 조작되지 않았다고 증언했고, ‘셜록 홈즈’의 작가 코난 도일은 1920년 《스트랜드 매거진》의 의뢰를 받고 수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요정들이 진짜라는 기사를 작성했다. 이후에도 이 요정 사진의 진위 여부는 줄기차게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1981년 노파가 된 두 소녀는 《디 언익스플레인드》지와의 인터뷰에서 요정 그림을 오려내어 함께 찍은 조작사진임을 고백했다.









1932년 만화가 로버트 리플리가 신문에 그린 ‘믿거나 말거나(Ripley’s Believe It or Not!, 훗날 TV 프로그램 《믿거나 말거나》의 전신)’는 만리장성을 “인류 최고의 작품, 달에서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건축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972년 아폴로 17호를 타고 마지막으로 달을 방문한 우주인 진 서난은 지구로부터  150~320킬로미터 정도에서는 육안으로 만리장성을 볼 수 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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