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창 밖으로 태화강이 느릿느릿 흘러간다.

바다 쪽이 아니라 상류 쪽으로 거슬러 오르는 것 같다.

 

갈매기들이 낮게 낮게 오르내린다.

 

강 건너 아파트 단지를 끼고 차들이 내달리고

지난 며칠 비바람 끝에도 지지 않은 벚꽃들이

흐린 하늘을 가볍게 밀어올린다.

 

온통 봄이다.

 

봄은 늘 갑작스레 닥쳤다가

살풋 추웠다

한낮 주체할 수 없는 졸음으로 온다.

 

여러 죽음들 겪느라

심장에 움푹 난 상처

 

맥이 안 짚인다는 한의사 말에

난생 처음 지어 먹는 한약

 

올봄은 딱 그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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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2 16:05 2005/04/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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