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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춘의 글을 보며

예전에도 그랬지만, 김대환과 노동부를 보면서 왜 '노동부'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자본과 사용자측을 변호하는 것이 정부부처중의 '산업자원부''재정경제부'가 할일이라면 '노동부'는 당연히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활동을 해야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의 노동부장관은 오히려 전경련이나 경총의 수장이나 된 듯 하다.

 

국가인권위가 사회의 모든 문제에 '인권'의 시각에 입각해서 의견을 표명하고 권고를 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다. 심지어 보수 자유주의자인 노무현대통령 조차 이라크 파병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인권위에 대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이야기 하지 않았는가?

 

독립적인 국가기구인 인권위를 한낱 '돌뿌리'로 이야기하는 그를 보면서, 알게모르게 그를 키웠던 진보진영도 반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자신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김대환'같은 '돌뿌리'를 사전에 뽑고 갔어야 하는 것을.

 

민주노총은 산으로 가고, 노동부는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조차 박탈하지 못해 안달하고.

 

우리가 노동에 있어서 어떤 희망을 만들 수 있을까?




오마이뉴스

[손석춘] '김대환-이목희' 변절인가, 욕망인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자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는 통찰이다. 이른바 민주화시대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권력의 핵심부에 숱하게 포진되어 있다.

신문기자 생활을 한 탓이다. 알고 지내던 사람들 가운데 '자리'에 오른 이들이 갈수록 늘어난다. 모두는 아니지만 공통점이 있다. 언젠가도 지적했듯이 '오만'이다. 그들 대다수는 마치 저 자신이 잘나서 그 자리에 있다고 '확신'한다. 애정 어린 비판에 대해서도 적대시하기 일쑤다. 힘을 모아 자기 자리에 주어진 시대적 과제를 진지하게 풀어가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되레 권위의식으로 똘똘 뭉쳐있다.

권위의식으로 가득한 저 옛날의 '민주인사'들

보라. 노동부 장관과 열린우리당 제5정책조정위원장을. 김대환과 이목희. 한 때는 진보인사로 꼽히던 인물들이다. 하지만 장관과 국회의원이라는 자리에 오른 두 사람은 오늘 어떤가. 진보적인가. 아니다. 차라리 한나라당보다 못한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비정규직 노동자와 관련한 정부법안이 문제가 많다는 의견을 표명하자 살천스레 비난하고 나섰다.

김 장관은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네티즌과의 대화에서 "잘 모르면 용감해진다"며 국가인권위를 겨냥해 "단세포적인 기준"이라거나 "부적절하고 잘못된 많은 의견 가운데 하나"라고 몰아세웠다. 이목희 의원도 마찬가지다. "인권위 의견은 황당하고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무지의 소치'라고 비난했다.

더구나 김 장관은 국가인권위원회에는 노동문제 전문가가 없다고 주장했다. 묻고싶다. 과연 경제학자 김대환은 얼마나 노동문제에 전문가인가. 한국노사관계학회와 한국노동경제학회 그리고 한국노동법학회가 공동으로 연 토론회에서 정부법안의 문제점이 조목조목 비판받은 사실을 학자 김대환은 알고 있는가. 전문가라면 장관인 자신보다 노동관련 학회가 더 전문성 있지 않은가.

물론, 전문성의 문제는 여기서 사소하다. 문제의 핵심은 김 장관의 발언에서 묻어나는 '편협한 오만'이다. 그는 "인권위의 의견제시는 노동시장 선진화로 가는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나타난 돌부리"라며 "대로변의 돌부리는 파내는 것이 예방 차원에서 필요하겠지만, 지금은 바쁘니까 그냥 가겠다"고 말했다. 파시즘의 냄새가 물씬 묻어난다.

그 뿐인가. 그는 대한상의 회원기업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이 참석한 조찬간담회에서 "경영계는 대기업의 노동 경직성의 원인을 법·제도로 돌리고 있으나 경직성의 더 큰 원인은 해당 사업장의 단체협약에서 기인한다"며 "사용자들도 사용자 안건을 내서 노조와 적극적으로 교섭하는 게 필요하다"고 언죽번죽 강조했다.

사용자와 밥 먹으며 노조에 강경대응 부추기는 노동부장관

그래서다. 과연 그는 자기 자리를 노동부장관으로 생각하는가, 아니면 경제부총리로 여기는가. 바로 그런 처신 때문에 학계 일각에서 그가 경제부총리를 노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 않은가.

차분히 톺아보자. 대한상의 회원기업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을 만나 노조에 강경대응을 주문하는 노동부 장관, 참으로 가관 아닌가. 게다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은 '뽑아야 할 돌부리'란다. 이목희 의원이 국가경영을 들먹이는 모습도 김 장관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다. '진보학자'나 '노동운동가'로 불리던 두 사람의 오늘 모습은 무엇일까. 변절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출세'하고 싶은 욕망 때문에 진보학자 행세를 하고 노동운동을 벌인 걸까.

어느 쪽이든 두 사람에게 인간적으로 호소하고 싶다. 그 자리에서 조용히 물러나라. 더 큰 자리를 꿈꾼다면, 그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죄악이다. 대다수 사람들에게 더 큰 고통을 주기 전에 물러나길, 하여 진보학자와 노동운동가라는 한때의 '명예'를 조금이라도 지키길 충심으로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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