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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10
    [달팽] 무지개처럼 차곡차곡 쌓아야 할까...(4)
    rainbowtree

[달팽] 무지개처럼 차곡차곡 쌓아야 할까...

 

 

무지개처럼 차곡차곡 쌓아야 할까...

 

 

무지개 나무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

 

한 명은 커피를 무지 좋아하는 바리스타로

월요일과 화요일 저녁이면 우리를 불러모아

'커프'를 시청하게 한다.

'어머~~~', '악~~~~~', '으~~~~~', '우하하하하하', '어째어째어째..' 등

방청객 놀이를 하며 즐겁게 시청한다.

 

 

또 한 명은 알콜상담 전문가이자 사회복지사이다.

나의 정신세계를 "정확히" 꿰뚫고 있고

나를 언제나 기분좋은 긴장을 전해주고 있다.

 

(나의) 은근한 반찬 편애를 바로 지적하기 보다

"우리 달팽은 반찬은 가려먹으면서 왜 사람은 안가려?"하며

침대에 누워있는 나에게 한방먹인다.

흠....  그렇지...  내 연애를 두루 살펴본 결과.. 흠....

 

또한, 내 머리속에 그득그득 담겨있는 것들을

끄집어내며 내가 무안한듯 스쳐가는 것들을

건져준다...  (참으로... 무안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어쩌랴.. 극복할 것으로 삼을 수 밖에..)

 

 

그리고 나...

동인련 활동을 하면서...  시민사회단체 상근을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그리고 내가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선택한 가장 최선이라 생각한다.

서로 마주볼 수도 어쩌면 섞일 수도 없는 것들이

자연스레 스며들길 바라며 활동하고 있다.

 

내 정체성을 알아가는 과정과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과

운동을 경험하는 과정과

이 바닥에 들어와 여태 버티고 있는 지금과

왠지... 그저.. 방향없이 흘러가는 것 같아 두렵기도 하다.

 

 

 

지금...

두 사람은 잠을 자러 들어갔고

나는 회의자료를 만들다 닫아버리고 끄적거리고 있다.

 

머릿속이 어지러워 잘 잡히지 않는다.

늘... 허둥거리고 덤벙거리고 놓치는 것이 많은..

해야할 것들을 끄적여 붙여놓지만

언제 봐야할지 잊어버린다.

 

무지개깃발처럼 차곡차곡 쌓아 놓고 싶어

여러가지 것들을 잘 모아 정리하려 하지만

아예 묻어둘까 두려워 너저분하게 흩어놓는다

 

 

 

거실에 자연스레 걸린 무지개 깃발

바람이 불면 사삭거리며 흔들리는 감나무

툭 하며 소스라치게 놀래키며 떨어지는 덜 익은 감

책상 위 '평화는 밥이다.' 컵이 올려져있고

이번주 써야할 글들과 보내야할 문서들과 읽어야할 글들이

빼곡히 쌓여있는 책장

아직 덜 채워진 8월의 달력...

 

 

한차례 지나간 빗소리가 멎고 뿌려진 비들이 한줄기로 모여

어디론가 흘러가는 소리

더위도 내 근심도 날려버릴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

박자에 맞춰 끊임없이 들리는 귀뚜라미 소리

엥엥거리며 돌아가는 냉장고 소리

 

들리지는 않지만 힘들게 보낸 하루를 쏟아내는 두 사람의 숨소리

그리고.. 아직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내 두 손의 타이핑 소리

 

 

빨,주,노,초,파,보 처럼 차곡차곡 쌓아 놓기엔

뒤섞여 아름다운 일상이 흘러가는 것들...

 

 

 

2007. 8. 10.  02:02  

 바다로간달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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