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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이 좋아.

집 근처에는 재래시장이 있는데 새로 정비한 곳도 있고 그 건너편에는 아직 옛모습 그대로인 곳도 있다.

야채나 과일 같은 것은 대형마트보다 재래시장이 조금 더 싸서 꼭 재래시장을 이용하게 된다.

 

시장을 이용하게 된지 벌써 1년이 좀 더 지났는데 다닐 때마다 그 북적거림과 구경거리들이 좋다.

손잡고 산책 겸 나란히 시장길을 걸으면 맛있는 냄새 - 특히 김 굽는 냄새에 갑자기 허기지기도 하고

족발냄새에 약한 친구를 위해 코를 막아주기도 하고, 그렇게 걷다보면 벌써 골목 끝이다.

 

과일가게, 야채가게, 생선가게, 정육점, 만물가게(?), 옷집. 정말 없는게 없는데

그 중에서 자주 가는 곳은 과일가게와 야채가게. 정육점은 아주 가끔.

 

다니다 보면 단골가게가 생기기 마련인데 이상하게 내 단골집들이 두 군데나 사라져버렸다.

나에게 말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그래서 이번에도 새 단골을 뚫어야만 했다. 사실 이것도 상당한 감정노동이다.

그러면 단골가게를 만들지 않으면 되지 않나 싶지만 단골이 생기면 또 정말정말 좋다.

예를 들면 좋은 과일을 잘 골라주신다든지 돈이 모자랄 때 다음에 갖다주라고 하신다든지 뭐 그런 것들.

 

 



라고 생각하게 만든 일이 있었다.

오늘은 포도도 사야지 하면서 갔는데 글쎄 포도가 한 무더기에 5천원. 무려 하루만에 천원이 오른 것이다.

정말 나도 모르게 가게에 도착하자마자 '어헉!' 소리를 크게 내버렸더니 아주머니가 웃으면서 4천원에 줄게 하셨다. 아아- 감사해요. 글썽~

멜론도 2천원에 사고 귤도 11개에 2천원. 기분 좋다~

과일을 사고 그렇게 돌아오는 길에는 야채가게에서 고구마가 한봉지에 천원이기에 냉큼 한 봉지.

 

돌아오는 길에 양손이 묵직한 것이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혜정 요리연구가가 재래시장의 참을 수 없는 매력에 대해 쓴 적이 있다.

대형 마트에선 카트를 밀면서 가다보니 생각 없이 이것저것 집어 넣게 되죠. 카트 위로 물건이 수북이 쌓일수록 포만감마저 들고 말이죠. 그런데 시장에선 그 무게가 손에 고스란히 전달되잖아요.

 

응, 정말 그런 것 같다. 아 내가 이만큼 샀구나. 오늘은 이정도면 충분해.

 

 

재래시장이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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