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그래도 난 운동권으로 살아남을래

하루에도 열두번씩

텅하니 비어버린 지갑을 볼때마다

 

일주일에도 일곱번씩

제대로된 직장을 갖으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들을때마다

 

일년에 한두번씩

만나는 친구들이 사는 재미가 부러울때마다

 

가끔씩 얼굴보는

투쟁에 지친 옛 학생운동때의 동지들을 볼때마다

 

 

아직도 그러고 사냐는 말은 아니지만

한심한듯 날 쳐다보는 주위의 눈초리와

공허한 이상을 쫓는다는 소리를 듣지만

 

한달벌어 한달 먹기 힘들어

적금이든 보험이든 청약이든

그 하나 제대로 돈도 모을줄 모르지만

 

옷한벌 살때, 신발을 살때

이삼만원이 아까워 두 손이 후덜덜

일주일을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 제일 싼 거 고르면서도 주문하기 버튼이 눌러지지 않지만

 

 

그래도 난 운동권으로 남을란다

 

 

예전처럼 치열하지 못해 창피하고

예전처럼 가슴이 뜨겁지 않아 힘들지만

 

그래도 말로만 나불거리며

적당히 고민하며 그렇게 살지는 않을래

 

나도 내 삶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건 아니잖아

나도 하루에도 수십번을 고꾸라 질듯한 내 마음을 다잡으면서 이렇게 살고 있잖아

 

 

난 기필코 운동권에 살아 남을란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