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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선...

 

퍼온 글^^

단편선이라고 아주 매력적인 음악을 하는 친구를 봤다. 두리반에서

연주하면서 긴장된다고 막걸리를 들이키길래 나도 두 모금 얻어마셨다.

하여간 재밌는 친구다. 병신같지만 멋있어^^;; 요런 느낌 ㅋㅋ

 

Q: 고황 : 필명이 특이하다. ‘회기동 단편선’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됐나?
A: 회기동 단편선(이하 단편선) 전엔 친구들이랑 다른 이름으로 밴드를 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하나 둘 씩 군대에 가고 혼자 남은 거다. 새로 이름을 짓는데 일단 회기동은 들어가야 할 것 같더라. ‘청량리 브루스’, ‘서교동 하이에나’이런 것처럼. 그리고 05년도부터 소설을 많이 봤는데, 특히 단편소설을 많이 봤다. 단편선이라는 어감도 좋고. 그래서 회기동 단편선이 된 거다. 삶의 단편들을 음악으로……뭐 이런 의미는 차후에 부여했다. [녀석다움을 보여주는 추임새죠. 종윤이는 가식도, 허울도 없는 매우 진솔한 녀석입니다. 덕분에 녀석의 겸손한 얼굴과 스타일이 한껏 빛을 발하는 것인가봐요]

Q: 고황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A: 단편선 중 3때 일렉트로니카에 빠져있었다. 그러다 고1때 밴드 <미선이>의 음악을 듣고 모던락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같이 컴퓨터 게임하고, 오락실 다니던 친구들 모아서 시작했다. 기타는 고3때, 공부하기 싫어서……

Q: 고황 뮤지션으로 꽤 유명한 것 같더라. 공연도 많이 하고, 싸이월드에 음원도 있고.
A: 단편선 아, <초콜렛>. 그 곡은 군대 가기 전에 술값 벌려고 과감히 판 곡이다. 내 스타일과도 많이 다른 곡이다. 원래 내 스타일은 아방가르드한 포크다.  [아방가르드한 포크라니! ^^ 이종간의 배합을 통한 언어유희! 이러한 놀라운 재주는 종윤이의 트레이드마크죠. ]

Q: 고황 웹진 <보다>에는 음악 평론도 올리던데, 바쁘겠다.
A: 단편선 바쁘다. 녹음도 해야 하고, 공연도 해야 하고, 글도 써야하고, 빨갱이 짓도 해야 하고. 잠 잘 시간도 없다. 그래도 재밌으니까 한다. 행복하다.

Q: 고황 바쁜 와중에 대자보도 썼다.
A: 단편선 너무 화가 나서. 열폭했다고 보면 된다. 사실 나는 지금 총학생회를 지지하지 않는다. 또 고재석과도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다. 인사도 하고. 그런데 그건 사적인 관계인 거고, 이건 공적인 이야기다. (고재석이 붙인)대자보를 봤는데 이건 너무 뻘글인거다. 내가 언론정보학 전공이라 사진을 이용하는 것에 민감한데, 공개한 사진이 증거로서 아무런 가치가 없는 사진이더라. 일반학우 운운하는 것도 황당하고. 아침에 고재석이 붙인 대자보를 보고 수업도 빠지고 글을 썼다. 점심 값 들고 가서 출력해다 붙인 거다.  고황 그게 참 특이하다. 화가 나서 자비를 들여서 자보를 썼다는 게. 더 특이한 건 그 글에 학우들이 반응을 보였다는 거고.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자보는 조회 수가 1500건 가까이 되더라. 직접 쓴 그 글에 대해 얘기를 좀 해보자. 글에 ‘정치 좀 하자’라고 썼다. 단편선 말 그대로다. 사실, 정치 좀 하자는 건 다른 게 아니고, 호구가 되지 말자는 거다. 후배들한테 정치얘기 하면 부담스럽다고 하는데, 그러다가 호구되는 거다. 외면하면 당장은 마음이 편할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그게 정말 마음이 편한 길인가. 우리가 고등학생은 아니잖나. 집돈 받아쓰는 나이도 아닌데, 자기한테 뭐가 유리한지는 따질 줄 알아야 한다. 잇속 챙기고, 사리사욕 챙기자는 거다.

Q: 고황 우리학교 학생들이 좀 착한 편이긴 하다.
A: 편선 맞다. 화도안내고, 순하고……. 예를 들어, 남학생 휴게실만 해도 그렇다. 물론 여학생휴게실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여학생 휴게실을 먼저 만들었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신축건물에도 남학생 휴게실이 없다.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어제도 나는 청운관 빈 강의실에서 자다 나왔다. 사실, 그래서 남학생 휴게실을 요구하는 투쟁을 계획했다. 완전히 필요에 의한 투쟁. 한 스무 명이 중앙 도서관 벤치에 자리 잡고 누워있는 거다. 음악도 듣고 잠도 자고. 앞에는 남학생 휴게실 만들어 달라고 팻말 세우고. 시간이 없어서 실행하지 못했지만, 이정도 요구는 정당하지 않나.

Q: 고황 같이 행동하는 것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글에도 연대하자고 썼다.
A: 단편선 당연하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 보다 세 사람이라도 모였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원래 진리는 평범한 언어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고, 대개의 평범안 언어는 당연해서 평범해 보입니다. 그래서였는지 종윤이가 늘 말하는 '연대'나 참여'라는 문제를 직면할 경우 사실 저는 방관자의 자세로 대처한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이 바로 제가 더 종윤이를 좋아하게 된 이유인지도 모릅니다.] 

 

전태일 추도 공연 중 사진


Q: 고황 실제로 모이는 사람들이 있나?
A: 단편선 전에는 한예종 다니는 친구들이랑 작업을 많이 했다. 대학생 예술행동이나 희망콘서트 같은 것. 요즘은 ‘좌익’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고, 인디 레이블을 하나 만들려고 계획 중이다. 사실 나도 혁명을 얘기하는 극좌파는 아닌데, 극좌파를 콘셉트로 잡을 생각이다.

Q: 고황 표현 방식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보통 대자보는 정색하고 쓴 글이 많은데, 이번에 올린 대자보는 무엇보다 글이 재밌었다.
A: 단편선 이번 자보는, 사실 내가 좋아하는 문체에 대한 오마주 같은 것이다. 원래는 따뜻한 글을 쓰는 남자다. 다만, 최대한 어떻게 재밌게 쓸까 고민했다. 전에 술 먹다가 갑자기 만든 모임이 하나 있다. 실제로 모인적은 없는데, 플래카드를 재밌게 써보자고 의기투합한 모임이었다. 그때 얘기한 게 이런 거였다. 예컨대, 보통 ‘등록금 동결하라’고 플래카드를 쓴다면, 우리는 ‘교수님, 등록금 인상되건 말건 우리는 A+주실 거죠? - 개념녀들’ 이런 식으로 써보자는 거다. 역설적으로.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환기시킬 수 있는 플래카드를 써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종윤이는 음악보다는 정치가 어울린다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 바로 이런 점이죠. 남들이 생각할 수 없는 창의적인 해결 솔루션을 내어놓는 당돌함!]

Q: 고황 목표했던 대로 블로그에 여학우들이 많이 들렀나?
A: 단편선 전혀. 오히려 남학우들 유입수가 늘었다.

Q: 고황 그래도 성과가 있다면?
A: 단편선 경자네(경희 자유창작자 네트워크)라는 사조직을 하나 만들려고 준비 중인데, 이번 일로 뜻이 맞는 친구를 만났다.  

Q: 고황 사조직이라면 어떤 건가?
A: 단편선 대단한 건 아니고, 열흘에 한번 정도 정문에서 공연하고, 수공예품을 팔아볼 생각이다. 학교의 구성원이 생산하고 판매하는 거다. 학교가 너무 조용하고 재미가 없으니까 뭐라도 만들어 보려고 계획한 거다.

Q: 고황 맞다. 학교에 이슈가 없다. 왜일까.
A: 단편선 일단, 전에는 학교 안에서 학생운동권이 이슈를 만들어왔다. 이젠 그게 안 된다. 나는 학생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측면에서는 학생운동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Q: 고황 어떤 측면을 말하는 건가. 왜 학생운동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나?
A: 단편선 일종의 시스템문제다. 학생운동은 아직 중앙집권적인 시스템인데, 요즘 학생들은 어떤 구심점이 있는 세대가 아니다. 자기 영역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세대다. 여기에 맞춰서 권력을 해체시키는 방향으로 운동의 방식이 변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운동은 미래가 없다.

Q: 고황 자기 영역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세대라고 했는데, 20대론을 말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20대에게는 희망이 없다’는 사람도 있다. 그 글 봤나.
A: 단편선 봤다. 그냥 뭐, 그 분에게 희망이 안 보인다. 희망을 어디서 찾나. 그야말로 ‘너나 잘하세요’다. 일단, 세대론을 말할 때, 단순히 ‘20대’로 뭉뚱그리지 말고 신자유주의의 직격탄을 맞은 세대로 보는 게 맞다. 90년대 말 학번까지 포함해서 포스트 IMF 세대로 봐야 한다는 말이다. IMF 전후로 사회 전반이 완전히 달라졌으니까. 그리고 이 세대에서 더 세분화 하면 X세대와 구심점이 없는 N세대(우리 세대)로 나눌 수는 있다. 우리 세대에는 2002년 월드컵 이후로 문화적 중심축이 없었다. 마지막 국민가요가 에스지워너비 정도니까. (소녀시대, 원더걸스는 아이돌 씬이 새로 만들어졌다고 봐야한다. 하다못해 이 아이돌 씬도 한 가지 특징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소녀시대와 투애니원을 비슷하다고 말할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더 이상 문화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하나의 보편성으로 설명이 안 되는 세대다. 누굴 깎아내릴 것이 아니라, 이 세대의 연대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인지를 이야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Q: 고황 그래도 그 글에 일견 맞는 말도 있다. 목소리를 안 내는 세대라는 말은 맞다.
A: 단편선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도 인정하면 지는 거니까. 그리고 적어도 나는 그렇지 않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활발히 목소리를 내는 20대도 많다.

Q:고황 맞다. 표현욕구가 없는 것 같지는 않다.
A: 단편선 그래서 매체를 하나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 학교의 정책을 세부적이고 논리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매체. 그리고 이 지역, 회기동에 사는 분들의 생활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접목시킬 수 있는 매체.  

Q: 고황 잘 진행되면 근사할 것 같다.
A: 단편선 큰 걸 바라는 건 아니다. 그저 뜻 맞는 사람들 열 명, 열다섯 명 정도 모여서 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재밌게. 운동이, 정치가 사실은 대단한 게 아니다. 이번 대자보사건에서 ‘운동권’과 ‘정치적 활동’이라는 단어가 도발적으로 사용 됐다. 이 공격이 유효할 것이라고 생각한 글쓴이도 애석하지만, ‘학우의 정치적 활동’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가 오고가지 않은 것도 애석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운동이 뭐 별건가. 정치가 뭐 별건가. 그야말로, ‘합법적으로’ 정의된 기본권 아니었나? 마음 맞는 친구들이 모이면 그게 정치의 시작이고, 노는 것이 운동의 시작 아닐까. 정말이지, 정치 좀 하자. 기왕이면 제대로.
 

 

 

 P.S) 그가 04년 08년에 각각 작곡한 '안녕'과 '초코렛'을 첨부합니다.

       편의상 곡 전체가 아닌 일부만 게재함을 밝힙니다.

       [상단 우측 클릭]

 

 P.S) 그의 블로그입니다: http://danpyunsun.egloos.com/ (여자친구 없어요)

 

[출처] 회기동 단편선|작성자 여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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