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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국수

며칠전 엄마는 저녁으로 잔치국수를 먹었다고 했다.

늘 바쁜 엄마

집에 돌아와 너무 피곤해 잠이 들었는데

아빠가 깨우더란다.

저녁 먹으라고.

식탁에는 잔치국수 두그릇이.

 

멸치와 다시마로 국물을 내고

호박과 양파를 볶고

다진 쇠고기도 볶고

계란 지단도 부쳐야 하는

잔치국수

 

엄마,아빠가 너무나 좋아하는 음식이라

나는 여름이면 

시간나는대로 잔치국수를 끓였다.

그렇게 두분이 바라는 잔치도 못해주는 딸

국수라도 끓인다! 고 큰소리치며

신나게 잔치국수를 끓여댔다. 

 

그런데 그날은 아빠가 끓였다.

간단한 것 같지만

제대로 하려면 손이 많이가는 음식

아빤 내 어깨너머로 보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더니만

드디어 그날은 실습을 한 것이다.

 

아빤 가끔 밥도하고

칼국수, 김치 볶음 정도의 요리는 했지만

난이도가 좀 있는 잔치국수는 의외였다.

 

난 아빠의 잔치국수 얘길 듣고

깔깔깔 웃으면서

맛있었어?

지단은 잘 나왔어?

엄만 좋겠다

요리 잘하는 남편 있어서

깔깔깔

했는데...

 

다음 날 언니를 만났다.

어제 병원에서 아빠 검사 결과가 안 좋아

10일 후에 CT촬영 해야된다다.

엄마 걱정할까봐 비밀로 하기로 했데.

너두 그냥 알고만 있어.

 

병원에서 돌아온 아빠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장을 보고

야채를 썰고

지단을 부치고

국수를 끓여

잠자는 엄마를 깨우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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