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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영국으로 출발하기 전,

거의 포기하고 있던 비자를 막판에 받고는,

반나절만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밤새 짐을 싸서 공항으로 갔다.

 

첫번째 문제는 진공포장기와 이민 가방 때문이었다.

진공포장기를 처음 만져 본 나는 너무나 신기한 나머지, 많은 음식과 물건들을 밤을 새우며 압축포장했고, 또 보통 이민가방 하나씩은 다 채워서 간다는 이야기에 그 압축된 물건들로 가방을 한 가득 채운 것이었다.

비록 부피를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무게는 남들의 몇배나 되는 가방을 들고 공항에 갔더니, 수하물 무게 초과, 탑승시 들고갈 수 있는 가방 무게 초과!

비행기 시간은 짹각짹각 다가 오는데,, 엄청난 초과 비용을 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 놓고 갈 수도 없고... 난 당황해 버렸다.

 

공항 한 구석에서 옷가지며, 책가지에, 밤새 진공 포장한 물건들을 꺼내 놓고는, 난 그냥 울고만 싶었다. 아니면 이민 가방 안으로 내가 들어가 버리고 싶었다.

 

그 때,  부모님의 상반된 반응!

 

아빠: 그냥 초과 비용을 내고 가던지, 왠만한 건 놔두고, 가서 사면되지 않느냐고 한다...(아주 원칙적이며, 세상 물정에 약한 모습이다)

 

엄마: 어느 새 출국하는 사람들을 골라 잡아, 내 짐 좀 대신 들어 줄 것을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외면을 받으면서도...(위기 상황에 갑자기 돌변하며, 현실적인 대처 능력이 뛰어난 모습이다)

 

결국, 일부 짐은 놓고, 일부는 승무원의 도움을 받아, 출국장 무게 검사를 통과해 들어가는 찰라, 역시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난 엄마, 공항 직원의 눈을 살짝 피해 내가 놓고가려던 짐들을 나한테 확 던지고, 난 아무일 없다는 듯 커다란 짐을 받아 출국장 안으로 얼른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짐을 들고, 매고, 끌고 비행기를 향해 가는데... 후닥닥닥 뛰어가니 막 비행기가 뜰 준비를 했다...

 

휴~ 드디어 가긴 가는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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