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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09
    커트 보네것, 제5도살장의 몇 부분
    깜깜

커트 보네것, 제5도살장의 몇 부분

 다시 읽은 커트 보네것의 <제5도살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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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즈워터는 그에게 말해 주었다. 그것은 킬고어 트라우트가 쓴 <외계에서 온 복음서>였다. 트랄파마도어인과 흡사하게 생긴 외계인 방문자에 관한 책이었다. 그 외계인 방문자는 기독교를 깊이 연구했다. 왜 기독교인들이 그렇게 쉽게 잔인해지는지 알기 위해서였다. 그는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신약의 어설픈 이야기 솜씨가 문제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복음서의 의도는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자비로워질 것을, 나아가 낮은 자들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자가 되라고 가르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복음서들은 실은 이렇게 가르쳤다.

 

누구를 죽이기 전에, 그자에게 든든한 연줄이 없다는 것을 반드시 확인하라.

 

그렇게 가는거지.

 

 

*********

 

 

그리스도 이야기들이 안고 있는 결점은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는 그리스도가 실은 우주에서 가장 힘센 존재의 아이들이었다는 사실이라고 외계인 방문자는 말했다. 신약 독자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 십자가형 대목에 이르면 당연히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며 로즈워터는 그 부분을 큰 소리로 다시 읽었다.

 

오, 이런- 그 시람들 이번에는 멋대로 죽일 상대를 잘못 골랐어!

 

그 말을 거꾸로 뒤집으면 이런 말이 되었다.

"멋대로 죽이기게 적당한 사람들이 있다."

누구인가? 든든한 연줄이 없는 사람들. 그렇게 가는 거지.

 

 

 

2.

 

시간에서 조금 해방되어, 심야 영화가 역방향으로 보이다가 다시 정방향으로 보였다. 그것은 2차 세계대전의 미군 폭격기들과 그것들을 모르는 씩씩한 사나이들이 등장하는 영화였다. 빌리가 역방향으로 보니, 이런 내용이었다.

곳곳에 구멍이 나고 부상자들과 시체를 가득 실은 미군 비행기들이 영국의 한 비행장에서 후진으로 이륙했다. 프랑스 상공에서 독일군 전투기 몇 대가 그들을 향해 거꾸로 날아왔고, 폭격기들과 승무원들로부터 탄알과 포탄 파편을 빨아들였다. 그들은 지상의 파괴된 미군 폭격기들로부터도 똑같은 행동을 했으며, 그 폭격기들은 후진으로 날아올라 편대에 합류했다.

편대는 화염에 휩싸인 어떤 독일 도시 위를 후진으로 날았다. 폭격기들은 폭탄 투하실의 문을 열었고, 기적 같은 자력을 일으켜 불길을 작게 만든 후 원통형 강철 용기들 속으로 거둬들였으며, 그 용기들을 폭격기의 뱃속으로 끌어올렸다. 강철 용기들은 깔끔하게 거치대에 장착되었다. 지상의 독일군도 기적을 일으키는 장치를 여럿 갖고 있었다. 그것은 길쭉한 강철 튜브였다. 그들은 그 장치를 이용해 폭격기들과 승무원들로부터 더 많은 파편들을 빨아들였다. 그러나 아직 부상당한 몇 사람이 있었고, 파손된 폭격기 몇 대가 있었다. 그런데 프랑스 상공에서 독일군 전투기들이 다시 올라오더니 모든 것들과 모든 사람을 새 것으로 완전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

 

폭격기들이 기지로 돌아갔을 때, 철강 원통들은 거치대에서 내려져 미합중국으로 반송되었고, 그곳 공장들은 밤낮 작업을 하여 원통들을 해체하고 위험한 내용물을 각각의 광물로 분리했다. 애처롭게도, 일하는 사람들은 주로 여성이었다. 그 광물들은 이제 멀리 떨어진 지역의 전문가들에게 보내졌다. 광물들을 지하로 보내 다시는 누구에게도 손상당하지 않도록 꼭꼭 숨기는 것이 그들의 일이었다.

미군 비행사들은 제복을 반납하고 고등학생이 되었다. 히틀러는 갓난아기로 돌아갔을 거라고 빌리 필그림은 추측했다. 그것은 영화에는 없는 장면이었다. 빌리가 기지의 사실로부터 미지의 사실을 추정한 것이었다. 모두가 다시 갓난아기로 돌아갔으며,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전인류가 생물학적으로 협력하여 아담과 이브라는 두 명의 완벽한 인간을 탄생시켰다고 그는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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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 평화. 짹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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