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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세상

 

0.

오늘로 자체개강했다. 지겨운 이놈의 학교. 정말 더럽게 졸업도 안시켜준다. 으아악~

2주동안 학교에 안오고 버티다가 정말 큰 맘 먹고 학교에 왔다. 아무래도 빨리 졸업을...-_-;;

오랜만에 온 학교. 숨막히게 싫었지만 또 오니 나름대로 많은 것들에 자극을 받는다.

 

1.

정말 딴 세상에 와 있는 기분이다. 이 곳에선 황새울의 들녘에 울음소리도 없고.

3년 전 3.20의 슬프고 우울한 기억도 존재하지 않는다. 또각또각 언덕배기를 종종걸음으로

올라가는 여학생들의 구두굽 소리와 취업에 스트레스를 받는 친구들의 한숨소리.

그냥 이상한 나라에 와있는 기분이다. 그래서 씁쓸하고 우울하기도 했지만 신기하게

이 공간이 나에게 조그마한 웃음을 준다.

 

난 내가 여대에 온걸 인생 최대의 실수라고 생각해왔다. 여중, 여고, 여대.끔찍하다 정말...

으으으으~~ 그래서 더더욱 학교에 오는걸 죽도록 싫어라 했다. 정말 싫었다. ㅋㅋㅋ

그런데 어인 일인지 오늘은 어떤 강력한 포스를 느꼈다. 정말 강력한....

 

이제 정말 나보다 늙은 사람은 찾아볼 수 없는 수업에서 여학생들의 열정은 장난이 아니었다

언젠가 권혁범 교수가 여대가 가지는 매력에 대해 열변을 토하던 글에 진짜 열받았는데..

오늘은 정말 많이 공감하였다. 여대의 모든 공간에서 항상 주체는 여성이다.

힘든 일도 어려운 일도 모두 자기가 알아서 해야한다, 의존할 사람은 없다.

대표도 발표도 모두 각자 알아서 준비해야만 한다. 예전엔 몰랐는데 그 주체성이 가지는

강력한 힘을 오늘에서야 느끼고 감동했다.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그녀들의 모습에 정말

절로 웃음이 나고 즐겁고 흐뭇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

 

여전히 난 학교가 싫다. 이 공간에서 버틸 그 어떤 힘도 가지지 못해 망설였지만. 조금은

힘을 내어 이 곳에 계속 올 수 있을 것 같다. 온전히 여성이 주인공인 이 공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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