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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12
    그녀가 떠났다.
    현지

그녀가 떠났다.

 

그녀가 떠났다. 자기 운동 자기 꿈 다 펼쳐보지도 못하고 먼저 떠나버렸다.

당신 그렇게 아프게 한  그들은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데 당신 먼저 떠나버렸다.

하루종일 먹먹한 가슴 꾹꾹 누르며 당신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갔다.

너무너무 분한데.... 선배는 분노마저 내려 놓으라 이야기한다.

먹히지 않는 밥 당신이 마지막으로 남긴 선물이라 목이 메어도 꾸역꾸역 넘겨냈다.

 

그들이 그 곳에 나타났다. 인간의 탈을 쓴 괴물들.

그들은 태연하게 국화꽃을 놓는다. 그들은 태연하게 앉아 밥을 먹었다.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그들이 인간이라면.. 그들이 인간이라면..  

어떻게 그 곳에 나타나 어떻게 밥을 넘길 수 있지?

앉아있는 그들에게 육개장이라도 쏟아버리고 싶었는데.....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꼭 잡고 장례식장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그들은 국화꽃 한 송이 놓은걸로 면죄부를 얻고 당신을 잊고 그렇게 살아갈텐데..

위선자들.. 입으로만 반성하고 입으로만 도덕주의자들.

자신이 무엇을 잘못 했는지 눈꼽만큼도 모르면서 입으로만 반성하고 면죄부를 얻는

운동권의 위선자들.(일부의 사람들..) 위선자들..

당신들이 단 1초라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고 눈물흘린다면..

그게 혁명이고 좋은 세상일거다.

 

분노도 내려놓으라. 복수도 내려놓으라 사람들은 말한다.

견딜 수 없다. 납득할 수 없다. 왜 누군가를 무너뜨린 이들은 운동도 삶도 창창한데..

왜 무너진 이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이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인지....

나는 이 분노를 내려놓고 싶지 않은데.. 내려놓을 수가 없는데..

 

당신은 이 세상을 용서하고 떠났나요? 당신은 그들을 용서하고 떠났나요?

나는... 그들이 용서가 안 되는데.... 당신은 편히 눈을 감았나요?

그 억울함 그 좌절. 우리는 무엇을 믿고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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