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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문 체제는 영진위에서 나와야...

 

1.
영진위, 해명하려다 자기모순에 빠져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5737


영진위 기자회견을 한 마디로 줄이면 "한독협 싫어, 독립영화 싫다구!" 정도겠네요. 얼마나 싫으면 이렇게 스스로 형용모순 속에 빠져 있을까요? 기자회견 녹취록 일부를 읽어봐도 도통 뭔 말인지를 모르겠어요. 이랬다 저랬다.

하기는 이렇게 한국 영화의 뿌리인 독립영화를 혐오하시는 분이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맡고 있는 것 자체가 형용모순이겠죠. 당연히 이 어그러진 매듭을 풀 방법이 있지요. 스스로 물러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겁니다.

국회 문방위 감사 지적까지 무시한 채 독립영화 관련 영화제들의 지원을 거부하고, 전혀 독립영화와 상관없는 두 듣보잡 단체에게 영상미디어센타, 독립영화전용관을 넘겨준 것도 자신의 지위를 망각한 행태지요. 게다가 평론가 출신이라는 이력이 무색하게시리 고전 영화에 대한 경계의 도가 지나쳐 아트시네마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있는 것도 형용모순이요, 연출을 비롯한 영화판 현장 인력의 산실이었던 영화 아카데미를 축소, 혹은 소멸시키려는 것 역시 영화진흥위원회의 존립 근거를 스스로 탈각시키는 행위로 봐야 할 겁니다. 이건 일종의 해당 행위예요.

대체 조희문씨가 영진위 위원장으로 있는 이유가 뭔가요?



2.
영진위 영화지원사업 투명성 논란
http://www.yonhapnews.co.kr/entertainment/2010/01/30/1102000000AKR20100130041500005.HTML

"영진위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 보고한 올해 업무보고에 따르면 영진위는 작년 32개 사업을 올해 15개 사업으로 축소한다. 경영 효율화를 위해 예산집행률이 낮거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폐지하거나 통폐합한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영진위는 경영의 투명화를 위해 올해 15개 사업 중 12개(80%)를 외부 업체에 위탁할 예정이다. 작년에는 32개 사업 중 11개(34%)만 위탁했었다."


전형적인 신자유주의 공법인 셈입니다. 공적 자금이 투여되는 국가 기관을 무리하게 축소하려는 경향으로 볼 수 있는 거지요. 문제는 이것이 각 민간 영역과 교감이 되었냐는 문제일 텐데, 물론,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닥치고 공공성의 영역을 줄이면 배 둥둥 치고 잘 살 거라고 생각하는 단순한 셈법이 그들의 불안한 영혼을 잠식하고 있는 거지요. 당연히 곳곳에서 수해가 발생하고 화마가 일어나겠지요. '재개발 철거'와 같은 공법의 폭력이 발생하는 겁니다.

이렇듯 조희문 체제의 재개발 의지에 따른 철거 일정이 속속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먼저 영상미디어센터, 독립영화전용관이 철거 당하고 있고, 곧이어 시네마테크가 축소되거나 다른 듣보잡 단체에 위탁될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또 영화 아카데미가  없어질 가능성도 농후하고요. 이제 이렇게 되면 충무로에 새로운 피가 수혈되겠나요? 예전처럼 10년 안팎의 도제살이를 젊은 친구들에게 강제할 건가요? 그리고 독립영화판이 축소되거나 주변 아시아 국가들처럼 와해된다면 어떨 것 같은가요? 현재 홍콩 영화인들은 독립영화를 챙기지 않은 과거의 이력에 대해 통탄해 마지 않고 있지요. 왜냐, 젊고 참신한 인력풀이 없으니 그냥 망해서 주저앉았거든요. 또, 위대한 고전 영화들을 더 이상 볼 수 없으면 영화 인력 인프라는 어떻게 되나요? 3D 오퍼레이터들만 득시글하면 자동으로 영화 인력 인프라가 구축되나요?

이렇게 영화판 뿌리와 새싹을 거세한 채 난장판으로 만들고 수십 억 투자해 3D만 진흥하면 한국의 아바타가 나와요? 제임스 카메론은 3D만 들입다 공부하다가 감독이 되었나 보죠? 어버버거리지 말고 말을 좀 해보세요.

초딩에게 물어봐도 좋은 축구 선수를 만들려면, 잔디 축구장 만들고 어렸을 적부터 좋은 코치 밑에서 나름 체계적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할 겁니다. 중딩에게 물어보면 여기서 더 나아가 외국에 일찍 선수들을 내보내거나 해외의 명망 있는 코치들을 영입하자고 말할 겁니다. 고딩으로 넘어가면, K리그의 활성화와 축구팬들의 저변 확대가 선행되어야 좋은 축구 선수들이 나온다고 말할 겁니다.

지금 현재 조희문 체제의 영진위 '작태'는 고딩, 중딩, 그리고 초딩이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범주에도 못 미치지요. 좋은 싹들을 배출하는 독립영화판을 이렇게 배제하고, 아마추어와 시민 영상 교육의 최전선에 있던 미디액트를 철거시키고, 영화 현장 인력을 배출하던 영화 아카데미를 절단내고, 고전 영화 보기를 통해 연출 교육의 근원을 제공하는 아트시네마를 위협하는 그들이 과연 영화를 진흥시키려는 분들인가요, 아님 반영화적 존재들인가요?

'영화진흥위원회'에 '3D 도착자들'이 앉아 있을 이유가 단 하나 있기라도 한 건가요? 어버이연합 수준의 정치적 정념만 가득한 조희문 체제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존재 근거를 그만 훼손하고 내려오는 게 한국 영화에 더 이롭다는 데 500원을 걸겠습니다.

 

이 모든 게 억울하면 어디 실력으로 이야기 해봐요. 누가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워크샵을 진행할 수 있는지, 누가 더 좋은 영화들을 선별해서 사고 없이 영화를 배급할 수 있는지, 누가 더 좋은 영화들의 장점을 이야기할 수 있는지, 누가 더 영상과 영화에 애정이 있는지, 영퀴를 하든지, 무한도전을 하든지 어디 검증해 봐요. '합리성'과 '효율성'이라는 자본주의 규칙조차 생까고 있는 당신들, 혹시 빨갱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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