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 2004/09/13 00:53

얼마전부터 알포인트란 영화를 보고싶었지만

시간도 잘 나지 않고,

같이 보러갈 사람을 찾는 일도 여의치 않아 계속 밍기적대다

일요일 밤 마지막 영화를 보고 왔다.

 

영화가 그닥 인기가 없어서인지,

혹은 끝물이어서인지

함께 관람한 이들은 채 서른명도 되지 않아보였고

나는 사람들과는 좀 멀찍이 떨어져서 앞자리에 앉아서 영활 봤다.

 

흰 아오자이를 입은 귀신이 나와 피눈물을 흘리더군. ㅠㅠ

섬찟...

 

'不歸'

"이곳에서 손에 피를 묻힌 자 돌아가지 못한다!"

실종된 군인들을 찾으러 간 병사들이 R포인트 초입에서 발견한 비문이다.

귀신이나 피범벅이 된 배우들의 영상보다 더욱 섬찟했던 구절.

 

제국주의의 침략전쟁에서 명분없는 살륙에 동참했던 우리는

과연 그곳에서 돌아올 수 있었는가?

눈을 다쳐 빙의되지 않았기에

유일하게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어느 병사처럼

우리 또한 베트남 민중들의 피눈물을 외면하는 것만이

돌아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란 말인가?

 

영화를 보고 돌아오던 길

내내 찜찜하기 그지없는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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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3 00:53 2004/09/1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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