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테의 수기와 함께 빌렸던 책
말테의 수기 읽느라 ㅋㅋ 시간을 다 써서
조금밖에 못 읽었는데
이미 대출기간을 한번 연장을 해서
반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시 대출해야지 생각했는데
어쩌다 미루어지고 ㅎ
지난주말에서야 다시 빌려온 책
지난번 반납하기 전 마지막 날에
도서관 앞 카페에서
도서관은 안 들어가고
ㅋㅋㅋ
커피랑 케이크를 시켜서
야금야금 냠냠 홀짝 후르륵
하며 함께 읽었는데
참 좋았다 ㅋㅋㅋ
여러 부분을
찍어놨는데
나중에 적어두려고 ㅎ
아직도 못했네 ㅋㅋㅋ
카뮈 책은
2학년 때
법과문학 수업을 들을 때
과제로 처음 읽었었다 ㅎ
머리 싸매고
레포트 썼던
기억
ㅎㅎㅎ
아직 다 못 읽었다 ㅎㅎ
내가 좋아하는 책들은
왜 좋아하는지
왜 좋은지
난 모르겠다
다 읽고 나면
한번 더 써야지
"사실 그 누구도 아이에게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를 가르쳐 준 적이 없었다. 몇 가지는 하지 못하도록 금지했고 그걸 어기면 호되게 벌을 주었다. 어떤 것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았다. 오직 학교의 선생님들만이 정규 과목 외에 시간이 남으면 윤리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주곤 했지만 그 경우에도 분명하게 이해되는 것은 이치의 설명보다 하면 안 되는 것의 금지 쪽이었다. 윤리의 측면에서 자크가 보고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오직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돈을 벌자면 가장 고된 일 외에는 달리 길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나 굳게 믿고 있는 듯한 노동자 가정의 일상생활뿐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용기의 가르침이었지 윤리의 가르침은 아니었다."
"그러나 당장은 아직 소굴도 없었고 다만 빗발치는 포탄들 밑에서 오색의 밀랍 인형들처럼 녹아내리는 아프리카 부대들뿐이었으며 매일같이 수백 명의 고아들이 알제리의 방방곡곡에서 만들어져 이 아랍인, 프랑스인의 아버지 없는 아들딸들은 그 후 가르침도 유산도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되어 있었다."
"어머니는 응 하고 대답했지만 아니라는 뜻일지도 몰랐다. 어둠 속에 파묻힌 기억을 뚫고 거슬러 올라가지 않으면 안 되었으니 아무것도 분명한 것이 없었다. 가난한 사람들의 기억은 벌써 부자들의 기억만큼 풍요롭지 못하다. 자기들이 사는 곳에서 떠나는 적이 거의 없으니 공간적으로 가늠할 만한 표적이 더 적고 그게 그 턱인 단조로운 생활을 하니 시간적으로 가늠할 만한 표적이 더 적었다. 물론 가장 확실한 것은 마음의 기억이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마음은 고통과 노동에 부대껴 닳아 버리고 피곤의 무게에 짓눌려 더 빨리 잊는다. 잃어버렸던 시간을 되찾는 것은 오직 부자들뿐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시간은 그저 죽음이 지나간 길의 희미한 자취를 표시할 뿐이다. 그리고 잘 견디려면 너무 많이 기억을 하면 못 쓴다. 매일매일, 시간시간의 현재에 바싹 붙어서 지내야 했다. 어쩌면 조금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어머니가 그러듯이."
"그렇게도 완벽하게 이길 줄은 몰랐다가 너무나 빨리 찾아온 승리에 얼떨떨해진 자크에게는 주위에서 축하해 주는 말이나 벌써부터 미화되고 있는 무훈담이 잘 들리지도 않았다. 만족한 기분을 느끼고 싶었고 또 자존심상 어느 면은 만족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푸른 들에서 나오면서 뮈노즈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자기가 때린 사람의 어쩔 줄 몰라 하는 얼굴을 보자 돌연 어떤 어두운 슬픔의 감정으로 그의 가슴이 찢어질 듯했다. 이리하여 그는 남을 이긴다는 것은 남에게 지는 것 못지않게 쓰디쓴 것이기 때문에 전쟁이란 좋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죽음은 바로 노동이나 가난만큼이나 그녀에겐 익숙한 것이었다. 그녀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테면 죽음을 살고 있었다."
"두 아이들의 가족들은 도대체 무슨 권리라고는 가져 본 것이 없었으므로 차례가 온 권리를 포기한다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대부분의 경우 그에게 절대적으로 매여 있기 때문에 그를 사랑하는 것이다. 혹시 아이가 그를 사랑하지 않을 경우에도 의존과 필요는 남게 마련인데 그것은 사랑과 거의 비슷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