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아닌 시

2010/08/17 00:55

 

 

 

 

빈 티비 불빛에 멍하니 잦아들며

기우는 고개와 눈꺼풀로 오늘을 보내면서

하루가 가고 내게 남은 것을 생각한다

 

 

아까 한입 두입 먹고 내 위장에 남아있을 토마토

무의미한 상냥함을 가장하며 점심을 약속한 전화통화

 엉덩이 들썩거리는것만큼이나 손쉽게 넘겨버린 웹페이지들

 

 애써 직시하지 않으려 넘겨버린 사실들

 

 

 나는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는 것인가

 

 

 허탈함인가 슬픔인가 아니면 무력감인가 모를 그 감정들을

되도록 아름답게 소중스럽게 감싸안기위하여

 머리속을 어떻게든 자꾸 두들겨보지만

 떠오르는 것은 공명뿐

 

 

 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정확히 알수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은 마음을 알겠다.

 알게 되는 그 순간부터는 나에게는 끝없는  00 만이 있을 뿐이다.

 

 

 

 차가운 어둠을 허우적거리며 끝도없는 동굴을 더듬어가기보다는

 차라리 내일 폭염속에 내던져져서

 정오의 태양에 정수리가 쪼개지는 생명력있는 고단함을 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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