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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죽음

 

 

 

언제부턴가 죽음이 죽음답지 않아졌다

제 스스로 불씨를 댕겨 화염속에 타들어가도

가느다란 철사로 찬찬히 제 목을 조여가도

고요히, 자신의 머리를 조각조각 내어보여도

 

죽음은

9시 뉴스에서조차 외면당한다

 

매달 한 번

저희 통장에 찍히는 각박스런 숫자는

늘상 피곤에 노곤대는 캬, 소주 한 잔으로

넘겨진다 눈물도 함께 넘겨진다

 

평방 1m의 평화

철벽같은 1인칭의 평화가 지켜진다면

3인칭의 소란스러움은 그저 작은 해프닝이다

 

귀가길에 한 마리 비둘기의 사체를 보았다

나의 시신도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죽음이 죽음답지 않은 세상은

 

어쩐지, 죽기조차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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