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캄보디아 의류산업(시사인)

기로에 선 캄보디아 의류산업

 
캄보디아는 정치적 혼란이 수그러든 1990년대부터 의류 부문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왔다. 해외 자본을 유치해서 고용과 수출(외화 획득)을 맡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래서 캄보디아 의류 산업에는 이 나라 국적의 자본이 없다. 2008년 현재 캄보디아 의류 기업의 투자자 국적을 보면, 타이완(25%) 홍콩(20%) 중국(15%) 한국(12%) 등이다. 캄보디아인이 캄보디아 돈으로 의류공장을 세운 비율은 전체의 7%에 불과하다.

투자자들이 캄보디아로 몰린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저임금, 다른 하나는 캄보디아의 경우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과 달리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 제한(수출 쿼터)이 매우 약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1990년대 후반 클린턴 정부 당시 캄보디아와 이른바 타타협정(US-Cambodia Textile and Apparel Trade Agreement)을 맺었다. 타타협정은 캄보디아 의류 기업들이 국제노동 기준을 준수할 경우, 미국으로의 수출 쿼터를 계속 올린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캄보디아 같은 혹독한 내전을 치른 국가도 글로벌 자본주의에 포섭되어 좋은 경제개발 실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배려였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타타협정이 만료되면서 캄보디아 의류산업은 국제 경쟁에 직접적으로 노출된다. 이에 더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중국이 위협적인 경쟁자로 부상한다. 최근 캄보디아의 노동운동 탄압은, 유일한 비교우위로 남은 저임금 체제를 지키려는 허망한 몸부림으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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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8 14:11 2014/01/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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