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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졸라를 생각하며..

독특한 이름 덕분일까? 에밀 졸라라는 이름은 기억에 오래남습니다.
복학해서인가... 우연히 읽게된 드레퓌스 사건에 대한 글은 다시 내 기억의 상자에서 그의 이름을 끄집어내게 합니다.

군인 장교들과 극우 세력들에 의해 억울하게 스파이로 몰린 드레퓌스는 5년만에 다시 군사재심재판을 받게 됩니다.
정의와 질서를 국가의 이익보다 우선으로 생각했던 애밀 졸라를 포함한 프랑스 지식인들이 투쟁한 결괍니다.
하지만 재판 결과 무기형에서 10년형으로 정상참작, 감형한 결과를 접한 에밀 졸라는 다음과 같이 분노하며 외쳤다고 합니다.

"이 렌느재판에 관하여 상세히 알게 될 때, 사람들은 인간이 지금껏 보여준 수치스러운 행위들 중에서 더 가증스러운 기념비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보다 더 간악한 것은 인간 역사에 없었다. 이 재판 과정에서 펼쳐진 무지, 어리석음, 광기, 무자비, 허위, 죄악에 다음 세대들은 부끄러움에 몸서리를 칠 것이다."

다시 에밀 졸라가 생각나는건 드레퓌스 사건과 다를바 없는 부조리가 현재 재연됐기 때문입니다.


촛불 시위에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옵니다.
아마 같은 이유이겠지만 "다음 세대들이 부끄러움에 몸서리"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도를 읽게됩니다.
한편으론 아이들이 자정작용하고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끄러운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어른들은 용감해지기도 합니다. 물론 탄핵반대 동기중 일각이겠지만요...

이제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투표 잘 하자, 꼭 하잔 말 들으셨겠지만..
한번 더 강조하고 싶습니다.




3.20일 행사 때 정태춘씨가 낭독한 자작시

<2004년 3월 혁명>


봄바람은 불고
더러 진눈개비는 날리고
황사와 짙은 스모그가 잠시 사라진 시가지로
다시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두터운 구름들 사이 잠시잠시
꽃잎같은 봄 햇살을 맞으며
군중들이 모이고 있다
모여들고 있다


탄핵 무효, 민주 수호
부패정치 청산
군중들 가슴으로 분노의 강이 흐르고
혁명의 불이 타오르고 있다
이게 바로 지난 90년대가 준비한 혁명이다
80년대가 주는 마지막 선물이다
지워버려야할 줄로만 알았던 저 90년대
환멸의 90년대가 자본과 수구의 회오리속에서
폭발 직전까지 웅크리고 엎드려
절망하고 절망하며 준비한
2004년 3월의 혁명이 아니던가




<메인스트림의 교체>
너희를 보낸다
이제 그만 물러가라고
개발과 성장, 권위주의와 특권의 시대가 청산되는 중이다
그걸 통해서 지난 수십년간 권력을 누려왔던 구 기득권자들이 퇴출되는 중이시다.
이걸 혁명이라고 하지 않는다면 과연 무엇이 혁명이겠는가
타락한 세력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사회로 간다
<국가사회>에서 <시민사회>로 간다
깃발은 더이상 너희들이 것이 아니고,
노래는 더이상 너희들의 것이 아니고,
국가는 더이상 너희들의 것이 아니다.
시민의 것이다


뜨겁고 냉철한 마음으로
우리는 간다
무엇으로 이 희망의 발걸음을 막을 것인가?
아직도 바람은 불고
그 겨울바람 끝자락이 시민들 목덜미를 차갑게 휘감는데
지난 겨울 초입
절망의 땅을 떠나는 마지막 버스를 놓쳤던 사람들이
이제 신새벽
첫차를 기다리는구나
투명한 유리창 햇살 가득한 첫 차를 타고
초록의 그 봄날, 희망의 언덕길로 가자고
모두 정류장으로 나가고 있구나
버스 정류장으로 나가고 있구나
무엇으로 이 발길을 붙잡을 건가
무엇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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