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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06
    [1호] 새내기 교사의 연수후기/ 정해
    와글와글

[1호] 새내기 교사의 연수후기/ 정해

새내기 교사의 연수후기


 

정해 교사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5일... 허기진 몸과 마음을 채우려 수원으로 향했다. 삼척에서 수원까지 대장정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작년에 전주까지 내려갔던 걸 생각하면... 이쯤이야 싶다.

올해 2년차... 아직은 병아리 교사...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정체성을 고민하고, 열정이 식을까 두려움도 많다. 때문에 스스로 나태해 지지 않으려고 작년에 이어 이 연수를 신청하였다. 그 동안의 연수는 학교 도서관 전반적인 운영에 대한 것과 일회성 행사 진행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정작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데리고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리고 교과교사가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배울 수는 없었다. 작년 연수도 마찬가지였다. 하나의 주제가 없이 뷔페식으로 다른 선생님들의 사례 발표에 그치는... 유명 작가의 강의를 듣는 등. 단지 수확이라면 연수에 참여하는 선생님들의 열정을 배워오는 정도였다.

이번 연수는 독서토론이라는 하나의 명확한 주제 아래 실제 독서토론의 진행 과정별로 전문가 선생님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독서토론에 중점이 맞추어져 있어 내가 정작 필요로 하는 방법적인 면을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아 많은 기대를 하였다. 연수는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강원대 강치원 교수님의 독서토론 전반에 관한 강의는 단연 최고였다. 그 강의를 듣고 있는 동안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었다. 그동안 내가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한 토론은... 토론이라는 이름을 꺼내기 부끄러울 정도로 부족한 것이었음을 알았다. 토론에 대한 이론적인 부분과 방법적인 면을 구체적으로 배우고, 이론에 방법을 더한 실습을 통해 짧은 시간에 배운 것들을 공고히 다질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강의가 이처럼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기대가 컸던 탓인지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었다. 토론의 진행과정별로 강의가 계획되어 있어서 강치원 교수님이 전반적인 것에 대해 다루고, 다른 선생님들께서 독서토론 도서 목록 선정 기준, 다양한 발문 요령, 사회과학․자연과학 계열별로 독서토론 실습, 독서토론 마무리로 계획되어 있었다. 하지만 다른 대부분의 선생님들께서 독서토론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을 강의해 주셨다. 예컨대 독서토론이 왜 중요한지, 어떤 유형이 있으며, 문제점은 무엇인지 등... 물론 이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이런 내용들은 이미 첫 강의부터 들어서 아는 상태이며, 우리가 듣고자 했던 강의 계획처럼 실제로 어떻게 책을 선정하고, 어떻게 발문을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하나같이 그런 세부적인 것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이 독서토론에 대한 전반을 다루어주니... 독서토론이 무엇이라고 말은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독서토론은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연수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바로 도서관 활용수업의 실제와 도서관 협력 수업의 실제 등 사서교사가 학교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수업에 관련된 부분이었다. 이 강의가 부실해서 아쉽다는 것이 아니라 강의가 너무 유익하고, 우리에게 닥친 문제를 정확히 짚어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정말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이었는데, 일단은 ‘독서토론’이라는 주제가 있는 연수에서 다루기에는 방향이 어긋남이 있었고, 강의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는 것이다. 강의하시는 선생님도 많은 준비를 하셨고, 우리도 더 듣기를 원했으나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수박 겉핥기 식으로 밖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차라리 이 강의를 따로 떼어 다음번 연수 주제로 잡았다면 독서토론 연수도, 다음번 연수도 더욱 유익하고 좋은 연수가 되었을 것 같다.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지만 결국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치는 꼴이 아니었나 싶다.

적다보니 아쉬운 점만 나열한 듯하여 연수를 준비하느라 수고하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 분명히 말해두는 건 이번 연수는 나에게 유익하고, 알찬 기회였다. 학교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가르쳐주는 연수였으며, 찾아다니던 연수였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독서토론이 뭔지에 대해서 조금은 알 수 있었으며, 항상 일년의 중간쯤에... 열정이 식어감을 느낄때 그걸 다시 되살리는 좋은 기회였다. 다만 기대가 컸고, 욕심이 많았기에 이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작은 투정이다. 항상 배움에 목말라 하고, 배운 걸 어떻게 학교 도서관에서 풀어나가야 할까 고민이 많은 병아리 교사의 투정으로 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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