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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자살정국이라고 했었다.
젊은이들은 소리를 치다치다 비명을 지르다지르다
자신의 몸뚱이를 내던졌다.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김지하 시인이 하필 조선일보에 '죽음의 굿판 때려치워라'라는 글을 실어
욕을 삼태기로 얻어먹을 때 왜 하필 조선일보냐...는 심정은 있었지만
그 의취를 이해못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솔직하게 말한다면
아직도 이 오욕의 세월을 견디며 살아남는 나의 질긴 생명력이 부끄럽고 끔찍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란 것일 게다.
(물론 아직 완결형은 되지 못하니 '남은'이라기보다는 남아나고 있는... 쯤이 적당할 게다.)
어쨌거나
숨쉬기 어려운 세월이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이제 이 비루하고 누추한 세상을 만든 책임까지도 회피할 수 없는
어중간한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
자살할 용기도, 뒤엎을 힘도 없이
희미하게 항변한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 살았느냐!"
무엇, 무엇, 무엇...
때문에, 때문에, 때문에...
삶은 소진되고 희망은 사라진다.
정신은 지치고
몸은 병들고
때로는 자살을 택하고
죽고 죽고 죽고 죽는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이제는 그나마도
'죽음의 굿판 때려치워라!'
말할 이가 없다.
죽음의 굿판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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