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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의 전부

이 길의 전부 박노해 시 유민혁 곡 좋은 이들과 함께 한다는 건 내가 걸어가는 이 길의 전부 우리 시작도 좋은 이들과 함께 사는 세상 그것을 꿈꾸었기 때문이죠 아무리 내 앞 길 험해도 그대로 인해 내가 힘을 얻고 슬픔도 그대와 겪으니 나도 따라 깊어지는데 언제나 당신에게 내가 더 좋은 사람 될 수 있도록 더 커지고 맑아져 그대 좋은 벗 될 수 있도록 2002년 가을이었다. 나는 노동문화제의 조직위원으로 엮여서 연극이며 노래공연장 따위를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박노해의 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중 한 구절을 떼어서 만든 이 멋진 노래를 그 공연장에서 배웠다. 그 때 나는 확실히 먹물 따위가 노동자를 '위해서' 뭘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들과 함께 있는 동안에 모든 열등감, 피로, 고단함 다 잊고... 오히려 내가 에너지를 얻고 기쁨을 얻어 돌아왔으므로... 노동자 문화는 이미 달리는 기차처럼 길을 찾아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마치 레일 같아서 처음 닦고 놓을 때는 어렵지만, 한번 놓은 다음에는 막힐 것 없이 신나게... 노래 부르면서 달릴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길이란 언제고 끝나는 것이고 그렇게 끝난 지점에서는 새로운 길닦기가 계속되고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물론... 나는 결국 순정한 노동자는 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품팔이 노동자로 사는 동안에는... 그들과 좋은 벗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얼마나 아름답고... 기운 찬 사람들었는지... 그 노동자 축제를 기획한 사람들 중에는 나의 후배가 둘이나 있었다. 그 중 한 녀석은... 나하고 학교 다니면서... 참 사연 많던 인간인데... 다시 만나보니... 이렇게 말하면 우습지만... 내가 곰팡내 나는 책 속을 뒤져 겨우 얻은, 나름대로 결론이라면 결론인... 그런 이야기들을 생활 속에서 쏟아내는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먼 길을 돌아왔지만... 그리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구나...하는 안도감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이제 내가 노동자 계급의 지도를 받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래서 그것이 희망이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나를 지도해야 하는 그 후배가 지금 무척 어려운 지경에 빠져있다. 아무리 튼튼한 사람도 계속되는 타격에는 쓰러질 수밖에 없는 것인데... 내가 아는 것으로만 속셈을 따져 보아도 좋은 일은 한가지도 없고 힘든 일을 셀 수가 없다. 그에게 작은 위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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