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84건

  1.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그녀들의 이야기. 2009/04/23
  2. 아킬레스건 2009/04/23
  3. 설레임과 권력의 상관관계 2009/04/23
  4. 적(敵) 2009/04/23
  5. 노희경이 글쓰는 수칙 몇 가지 2009/04/12
  6. 홀로 사는 즐거움 2009/04/10
  7. 달콤한 나의 도시 2009/04/10
  8. 나쁜 일은 더 오래 기억된다 2009/02/08
  9.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2009/01/04
  10.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2008/12/06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그녀들의 이야기.

 

감독이 작품속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자만할 때 작품은 본궤도를 잃고 방황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내 앞의 상대를 다 안다고 생각한 그 순간 뒤통술 맞는 일이 일어나고 만다. 지금처럼.

 

이상하다. 당신을 이해할 수 없어. 이 말은 엊그제까지만 해도 내게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였는데,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준영일 안고 있는 지금은 그 말이 참 매력적이란 생각이 든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더 얘기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지금 몸 안의 온 감각을 곤두세워야만 한다.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건 아니구나. 또 하나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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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3 19:25 2009/04/23 19:25

아킬레스건

 

지금 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나의 아킬레스건은...인정하기 싫지만, 내가 너무 사랑을 정리하는 것도, 사랑을 시작하는 것도, 쉬운 애라는 거다. 하지만, 이 순간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이 사랑을 더는 쉽게 끝내고 싶지 않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나는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일까?

 

새로운 사랑은 지난 사랑을 잘 정리할 수 있을 때에만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지 않았다. 다만, 고맙다고 했다.

아마도 그는 그로 인해 내가 얼마나 많이 성숙했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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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3 19:22 2009/04/23 19:22

설레임과 권력의 상관관계

 

그러나, 이렇게 일이 주는 설레임이 한순간에 무너질 때가 있다, 바로 권력을 만났을 때다.

사랑도 예외는 아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강자이거나 약자라고 생각할 때,

사랑의 설레임은 물론 사랑마저 끝이 난다.

이 세상에 권력의 구조가 끼어들지 않는 순수한 관계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설레임이 설레임으로만 오래도록 남아있는 그런 관계가 과연..있기는 한 걸까?

아직은 모를 일이다.

 

일을 하는 관계에서 설레임을 오래 유지시키려면 권력의 관계가 없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강자이거나 약자가 아닌, 오직 함께 일을 해나가는 동료임을 알 때, 설레임은 지속될 수 있다.

그리고 때론 설레임이 무너지고, 두려움으로 변질되는 것조차 과정임을 아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미치게 설레이던 첫사랑이 마냥 맘을 아프게만 하고 끝이 났다. 그렇다면 이젠 설레임 같은 건 별거 아니라고, 그것도 한 때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철이 들만도 한데, 나는 또다시 어리석게 가슴이 뛴다

그래도 성급해선 안 된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일은, 지난 사랑에 대한 충분한 반성이다.

그리고 그렇게 반성의 시간이 끝나면, 한동안은 자신을 혼자 버려둘 일이다. 그게 한없이 지루하고 고단하더라도, 그래야만 한다.

그것이 지나간 사랑에 대한, 다시 시작할 사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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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3 19:18 2009/04/23 19:18

적(敵)

 

지금 내 옆의 동지가 한순간에 적이 되는 순간이 있다.

 

적이 분명한 적일 때, 그것은 결코 위험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동지인지 적인지 분간이 안될 때, 얘기는 심각해진다. 서로가 의도 하지 않았어도 그런 순간이 올 때,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될 까? 그걸 알 수 있다면 우린 이미 프로다.

 

지금 내 옆의 동지가 한 순간에 적이 되는 때가 있다

그리고 그 적은 언제든 다시 동지가 될 수 있다. 그건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때 기대는 금물이다.

그리고, 진짜 중요한건 지금 그 상대가 적이다, 동지다 쉽게 단 정 짓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한번쯤은 진지하게 상대가 아닌 자신에게  물어볼 일이다. 나는 누구의 적이었던 적은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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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3 19:12 2009/04/23 19:12

노희경이 글쓰는 수칙 몇 가지

-노희경이 글쓰는 수칙 몇 가지

 

1. 성실한 노동자가 되어라.

노동자의 근무시간 8시간을 지킬 것.

 

2. 인과응보를 믿어라.

쓰면 완성될 확률이 높아지고, 고민만 하면 머리만 아프다.

 

3. 드라마는 인간이다.

인간에 대한 탐구가 드라마에 대한 탐구다.

 

4. 디테일하게 보라.

듬성듬성하게 세상을 보면, 듬성듬성한 드라마가 나오고,

섬세하게 세상을 보면 섬세한 드라마가 나온다.

 

5. 아픈 기억이 많을수록 좋다.

작가는 상처받지 않는다. 모두가 글감이다.

 

6. 생각이 늙는 걸 경계하라.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 그러나 생각은 늙을 수 있다.

지금 내가 하는 모든 생각이 편견인 것을 직시하고, 늘 남의 말에 귀 기울일 것.

자기 생각이 옳다고 하는 순간, 늙고 있음을 알아챌 것.

 

7. 조율을 잊지 마라.

드라마는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닌 더불어 함께하는 직업이다.

조율하지 못할 거면 드라마 작가를 포기하라.

드라마작가는 드라마의 여러 작업 파트 중 다만 글을 쓰는 사람일 뿐, 우두머리가 아니다.

작가적 중심과 독선을 구분하는 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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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2 20:11 2009/04/12 20:11

홀로 사는 즐거움

법정

 

 

사람은 본질적으로 홀로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 이 세상에 올 때도 홀로 왔고 살 만큼 살다가 떠날 때도 홀로 간다. 가까운 사람끼리 함께 어울려 살면서도 생각은 저마다 다르다. 사람의 얼굴이 각기 다르듯 삶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업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같은 독신 수행자는 주어진 여건 자체가 홀로이기를 원한다. 한곳에 모여 공동체를 이루고 살면서도 저마다 은자처럼 살아간다. 서로 의지해 살면서도 거기에 매이거나 얽혀들려고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독립과 자유를 원한다. 묶여 있지 않는 들짐승이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숲 속을 다니듯, 독립과 자유를 찾아 혼자서 간다.

 

불교의 초기 경전인 <숫타니파타>에 이런 구절이 있다.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절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만났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리니 기쁜 마음으로 그와 함께 가라. 그러나 그와 같은 동반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마치 왕이 정복했던 나라를 버리고 가듯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어차피 저마다 자기식대로 사는게 인생이다. 똑같이 살라는 법은 없다.

홀로 사는 사람들은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살려고 한다. 홀로 있을 때 전체인 자기의 있음이고, 누구와 함께 있을 때 그는 부분적인 자기이다.

 

우리 시대의 영적인 스승 크리슈나무르티도 일찍이 말했다.

'홀로'라는 낱말 자체는 물들이지 않고, 순진무구하고 자유롭고 전체적이고 부서지지 않는 것을 뜻한다.  당신이 홀로일 때 비로소 세상에 살면서도 늘 아웃사이더로 있으리라. 홀로 있을 때 완벽한 생동과 협동이 존재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은 본래 전체적이기 때문이다.

 

무리로부터 떨어져 나와 단지 혼자 지낸다고 해서 과연 '홀로 있음'인가. 홀로 있을 수록 함께 있다는 가르침은 홀로 있음의 진정한 의미를 가리킨다. 즉, 개체의 사회성을 말한다.

모든 것은 서로 이어져 있다. 바다 위에 외롭게 떠 있는 섬도 뿌리는 대지에 이어져 있듯.

 

고독과 고립은 전혀 다르다. 고독은 옆구리께로 스쳐 지나가는 시장기 같은 것, 그리고 고립은 수인처럼 갇혀 있는 상태다. 고독은 때로 사람을 맑고 투명하게 하지만, 고립은 그 출구가 없는 단절이다.

 

다코타 족 인디언 오히예사는 이렇게 말했다.

"진리는 홀로 있을 때 우리와 더 가까이 있다. 홀로 있음 속에서 보이지 않는 절대 존재와 대화하는 일이 인디언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예배이다. 자주 자연 속에 들어가 혼자 지내 본 사람이라면 홀로 있음 속에는 나날이 커져가는 기쁨이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것은 삶의 본질과 맞닿는 즐거움이다."

 

홀로 사는 사람은 고독할 수는 있어도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 고독에는 관계가 따르지만, 고립에는 관계가 따르지 않는다.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관계 속에서 거듭거듭 형성되어 간다.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으려면 먼저 '자기 관리'가 철저해야 한다. 자기 관리를 소홀히 하면 그 누구를 물을 것 없이 그 인생은 추해지게 마련이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삶에는 즐거움이 따라야 한다. 즐거움이 없으면 그곳에는 삶이 정착되지 않는다. 즐거움은 밖에서 누가 갖다 주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인생관을 지니고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일상적인 사소한 일을 거치면서 고마움과 기쁨을 누릴 줄 알아야 한다. 부분적인 자기가 아니라 전체적인 자기일 때, 순간순간 생기와 탄력과 삶의 건강함이 배어나온다. 여기 비로소 홀로 사는 즐거움이 움튼다.

 

'누가 홀로 가는가?'

'태양, 태양이 홀로 간다.'

 

인도의 가장 오래된 베다 경전에 나오는 문답이다.

 

내가 소싯적부터 즐겨 외는 청마 선생의 <심산>이란 시가 있다.

 

심심 산골에는

산울림 영감이

바위에 앉아

나같이 이나 잡고

홀로 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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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0 15:36 2009/04/10 15:36

달콤한 나의 도시

관계의 종말이 닥쳤음을 확인하고 확인받는 순간 이별은 온전히 내몫의 책임으로 남게 된다. 한 줌의 희망도 없이 이별의 고통 속에서 허우적대야 한다. 이별인지 아닌지 모르도록, 결정적 순간을 조금만 더 유예하고 싶었다.

 

각자의 등에 저마다 무거운 소금 가마니 하나씩을 낑낑거리며 짊어지고 걸어가는 주제에 말이다. 우리는 왜 타인의 문제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판단하고 냉정하게 충고하면서, 자기 인생의 문제 앞에서는 갈피를 못잡고 헤매기만 하는 걸까. 객관적 거리 조정이 불가능한 건 스스로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차마 두렵기 때문인가.

 

어쩌면 우리들은 사랑에 대해 저마다 한가지씩의 개인적 불문율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문제는, 자신의 규칙을 타인에게 적용하려들 때 발생한다.

자신의 편협한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기준을, 타인에게 들이대고 단죄하는 일이 가능할까.

사랑에 대한 나의 은밀한 윤리감각이 타인의 윤리감각과 충돌할 때, 그것을 굳이 이해시키고 이해받을 필요가 있을까.

 

나라는 개인은 제도 안에서 비껴나 홀가분하고 자유로워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노력해왔다.

하지만 한편으론 고독이라는 허기를 참지 못하고 체온을 나눌 누군가를 찾아 주파수를 곤두세운다.

개인과 개인이 영원을 약속하는 순간, 제도가 탄생하는 그 모순을 뼛속 깊이 겁내면서도.

 

서른 두살. 가진 것도 없고, 이룬 것도 없다. 나를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도 없고, 내가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 우울한 자유일까, 자유로운 우울일까. 나,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무엇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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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0 14:38 2009/04/10 14:38

나쁜 일은 더 오래 기억된다

나쁜 감정은 좋은 감정보다 더 오래기억되기 때문에 동료와의 싸움은 며칠동안 기억에서 자꾸만 떠오른다. 좋은 일은 생명유지에 별 영향이 없지만 나쁜 일은 삶을 방해한다. 그러므로 다음에 또 당하지 않기 위해 머리에 기억을 오래 해 놓는 것이다. 따라서 나쁜 기억이 더 오래 남는다고 불평해서도 안된다. 우리의 삶을 더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메커니즘이기 때문이다.

 

- 조직행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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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8 19:49 2009/02/08 19:49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 칼릴 지브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한쪽을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두지는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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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4 23:45 2009/01/04 23:45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 했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했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 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킴벌리 커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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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6 11:04 2008/12/06 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