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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

일본 큐슈남단에 자리 잡고 있는 무인도 고지마(辛島).


이곳은 천년의 야생 원숭이들의 낙원이라고 한다.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처음 방문한지 5년 만에 다시 고지마를 찾았을 때 고지마에는 정권교체가 이루어져 있었다.


노쇠한 보스('게무시'.... 이름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_^;; ) 가 늙어 죽자, 서열 2위의 호전적인 ‘호타테’가 보스 자리를 물려받은 것이다. ‘호타테’가 정권을 잡은 지, 4년이 지난 지금 폭군 ‘호타테’는 정권을 넘보는 도전자가 없자,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고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무능한 보스로 전락했다. 민첩하고 날렵했던 몸놀림은 어느새 두배에 가까운 체구와 함께 아기원숭이를 달고 가는 암컷 원숭이를 뒤쫗는 것 조차 버겨워 보인다.

이 틈을 노린 한 암컷 원숭이가 있다. 고지마에서 아주 특별한 존재인 ‘야시’이다. 인간사회에 비유한다면 ‘아부와 충성’을 의미하는 ‘털 고르기’를 야시는 고지마의 모든 암컷들로부터 받는다. 심지어 네, 다섯명이 동시에 야시를 둘러싸고 '털 고르기'를 해주기도 한다. 서열2 조차도 야시에게는 불편한 심기만을 들어 낼 뿐 보스의 비호를 받는 야시를 어찌하지는 못한다.

 

야시의 이런 막강한 권력의 역사는 몇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분명 암컷 서열 1위는 전 보스의 암컷 '지가야'였다. 야시는 높은 지위에 오르고자 하는 욕망이 강한 원숭이었다. 몇년 전 ‘야시’는 보스 ‘호타테’에게 먼저 접근해서 호타테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 사이에서 황태자 ‘시소’를 낳았다. 보스 호타테의 비호 속에 암컷 서열 2위였던 ‘야시’는 고지마의 실질적인 권력을 잡게 된다.
그러나, 그것이 욕심에 차지 않은 야시는 늙은 암컷 보스 ‘지가야’를 공격해 암컷 보스의 자리를 찬탈한다. 쿠데타였다. 그러나, 그런 야시는 늘 불안하다.
왕후의 자리에서 밀려난 ‘지가야’가 자주 권력중심의 원숭이와 붙어있고 보스에게 접근하는 것이 자주 목격되기 때문이다. 태풍 나비가 새차게 몰려오고 오랜만에 걔인 어느 날, ‘야시’는 자신의 아들과 여동생과 셋이서 늙은 한 달 전 암컷 보스 ‘지가야’를 무자비하게 공격한다.
왕후의 권좌를 찾고 싶어 하는 ‘자가야’에게 내린 잔인한 경고장이었다.
그 후, 원숭이들은 야시가 나타나면 두려움에 피하거나, 절대복종을 맹세하는 ‘털 고르기’를 하는 것이 목격된다. 그것은 ‘지가야’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어느 날, 보스에게 새 암컷이 등장하면서 ‘야시‘는 최대의 위기를 맞는다.
늘 ‘야시’에게만은 관대했던 보스가 ‘야시’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스의 비호가 사라지자, ‘야시’를 눈에 가시처럼 여기던 넘버.3 와 넘버4의 공격이 이어지고, 야시는 점차 무리 밖으로 밀려난다.

 

흡사 장희빈을 보는듯한

 

그들의 권력싸움과 암투 그리고 야망이 많은 한 암컷 원숭이의 욕망과 그 파멸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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