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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

11월 18일

 

역시나 삼성에 외근 오는 날은 무척이나 춥다.

 

아침에 장갑을 찾아 보았지만 온데간데 없다.

 

계절이 바뀔때 마다.

 

그 계절의 소품들은 늘상 어디론가 숨어 버려 숨바꼭질을 하게 만든다.

 

오늘 아침의 숨바꼭질은 완패다.

 

덕분에 노트북을 든 손은 빨갛게 얼어 버렸다.

 

어디에 숨었는지 모르겠다.

 

대략 일년 전쯤의 기억을 거슬러 겨울이 끝날 무렵의 모든 기억들도

 

꼭꼭 숨어 숨바꼭질을 기다리고 있을게다.

 

겨울이 시작되면 겨울에 모든 기억들을 찾을 단서들이 하나 둘

 

그림자를 내 보이며

 

뚜렷히 혹은 아련히 떠오를 것이다.

 

모든 감각이 마비될것 같은 차가운 날씨조차도.

 

충분이 그 때를 뚜렷하게 생각나게 할게다.

 

작은 소품들

 

차가워 오들 오들 떨던 느낌들

 

그리고 따뜻한 시트.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서리. 스키장. 장갑. 목도리

 

목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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