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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TV에서 내내 폭우로 인한 수해 보도로 가득하다.

 

아찔한 순간을 지나온 나도 아찔함만 가득한 뿐이다.

 

토요일 오후

 

점심시간을 약간 지난 시간

 

여느곳 보다 비가 적은(적어도 나의 생각은 그렇다) 탓에 비가 오지 않는 상태에서의 출발은

 

내가 이후에 맞닥뜨릴 상화에 대해 전혀 대비가 되지 않았다.

 

필시 영동선은 피서 인파와 연휴인파로 가득할 것이라 생각 되었고

 

겨우내 내가 이용하던 길인

 

중부고속도로를 가기 위해 외곽순환 고속도로를 접어 들었다.

 

역시나 안양을 벗어나니 빗방울이 점점 굵어 지기 시작했고

 

국도를 지나 중부고속도로를 내달리고 있을때엔

 

비줄기는 무척이나 굵어 져 있었다.

 

110키로미터인 제한 속도를 한참을 못 미치는 속도였지만

 

물에 뜨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고

 

잠시 그치는 듯하더니

 

영동선엔 들어 순간 빗줄기는 다시 시작 되었고

 

시원스래 내리는 빗소리에

 

별 어려움 없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렇게 강원도를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목적지는 60여 키로 30여분 앞에 두고 갑자기 차가 서버렸다.

 

무슨 사고라도 난양.

 

차선이 줄어 들고 차는 꿈적을 못하는 듯했다.

 

원주ic를 통해 국로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진부쪽에 폭우로 통제하고 한다.

 

원주 시내에 접어 들었고

 

난 별 어려움 없이 늘상 자주 가던 국도를 이용하여 평창을 향해 달렸다.

 

사뭇 다른 분위기 였다.

 

오히려 좋았다.

 

차도 없었고

 

급할것도 없는 터라 물안개가 아니 물보라라고 해야 하나 무척이나 많이 내려서 세상이 하얗기만한 도로를 유유히 달릴 수 있었다.

 

안흥을 지났고

 

비가 너무 많이 와 제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와이퍼를 통해서 보이는 시야도

 

마치 폭포뒤에서 보는 세상인 양했다.

 

중간 중간 낮은 도로는 물이 흐르고 있었다.

 

배수가 잘되지 않는 탓이라고 아무렇지 도 않게 앞으로만 내달리고 있었다.

 

그렇게 믿고만 달리던 국도는 목적지는 몇십 키로 앞에 두고 다시 경찰에 의해 막히고 말았다.

 

되돌아 가야 한다고 했다.

 

사실 되돌아 가고 싶지 않았다.

 

지난온 길이 그리 녹녹하지는 않았던 탓도 있고 앞에 보이는 둔내로 향하는 또다른 국도는

 

왠지 안전해 보이기만 했다.

 

경찰이 통제를 하지 않는 것도 안심하고 그길에 들어 설수 있게 용기를 준 것도 있다.

 

후에 알았지만 이미 경찰이 통제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피해를 입은 탓에 지방도로를 다 통제 할 수 없음이었다.

 

길 옆에 흐르는 냇가는 필시 폭으로 보아 내 정도였지만

 

그물살을 간담을 서늘하게 할만큼 시뻘건 황토물이 급류처럼 흐르고 있었다.

 

찰랑 거릴정도 였고

 

길은 점점 왜져만 갔다.

 

핸드폰 안테나가 모두 사라졌다.

 

한쪽길에서 흙이 와르르 흘러 내린다.

 

시뻘건 황토다.

 

황토물이 고여 있는 길을 가늠이 힘들었다.

 

길은 늘상 평지는 아니었고

 

약간의 굴곡을 형성하고 있었고

 

바퀴가 차는듯한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

 

잠깐 지나는 물이 아니다.

 

물이 있는 곳을 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앞은 아직도 폭포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고

 

날은 어두워져 가고 있었다.

 

속도는 점점 줄었고

 

평행으로 같이 달리던 내는 점점더 무서운 물살을 일으키고 있었다.

 

겁이 났다.

 

아무렇지 않게 운전은 하고 있었지만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두려움이 엄습했다.

 

시뻘건 물은 금방이라도 도로로 올라 설것만 갔았고

 

나는 알지 못하는 지방도로를 둔내 방향이라는 것만 보고 드러선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시간 여를 잔뜩 겁을 먹고 운전을 하였다.

 

같이 달리고 있는 급물살이나 전혀 줄어 들지 않는 길이나 언제라도 앞에 길이 물에 잠겨

 

끈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무섭기만 했다.

 

완전히 날은 저물었고

 

한참을 더 달렸다.

 

엄밀히 시속 40키로 정도 밖에 되자 않았다. 더 천천히 달려야만 했고

 

그럴 수록 더 무서워만 갔다.

 

 

 

둔내IC가 눈앞에 보였다.

 

안도의 한숨을 나도 모르게 어찌나 길게 내쉈던지..

 

어깨가 저려 온다 너무나 꼭 쥔 핸들때문이었던것 같다.

 

정말 십여 키로만 더 국도로 달리면 목적지 임을 알지만 고속도로에 오르고 집으로 돌아 왔다.

 

정말 무서운 몇시간의 운전 이었던것 같다.

 

길은 되돌아 가는 차로 무지막지 할정도로 밀렸지만

 

그마저도 너무나 반갑고 고마울 뿐이 없다.

 

그렇게 집을 나서고 9시간여의 나의 수해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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