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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가산의 내소사

버스에서 내려 둘러본 능가산은 구름으로 보드랍게 감싸 안겨 있었다. 앞서서 걷고 있는 사람들을 쫓아 걷다 보니 울창한 젓나무 숲사이로 길이 나 있었다. 바닦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지만 전혀 질퍽이지 않았고 촉촉히 젖은 젓나무 잎들로 만든 폭신한 길을 밟고 걸을 수 있었다. 전날 아침에 내린 비는 숲속의 나무 내음에 섞여 든것일까 촉촉한 나무 내음에 내 폐가 두개밖에 안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심호흡을 연거푸 해 본다. 스르륵 눈이 감긴다. 향그러운 젓나무 내음에 봄비내음에 취해 버릴것 같다. 젓나무 숲길을 따라 걷다 보니 새끼로 칭칭 감아 놓은 반쯤 갈라 진 나무가 눈에 들어 온다. 번개를 맞은 탓이라고 한다. 10분여 젓나무숲을 걷다 보니 어느새 젓나무 숲길은 연두색 고운 잎사귀로 풍성한 단풍나무길로 이어졌다. 젓나무랑 단풍나무는 각기 다른 바람이 불고 있었고 곧이어 내소사가 보인다. 내소사 앞마당으로 들어 서자 마주하게 된 커다란 나무에 깜짝 놀랬다. 사찰에 나무가 있는게 아니고 나무들 속에 사찰이 있는 듯 하다.  고즈넉하게 살책을 하고 시픈 바램이었으나 주말이고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대웅전을 지나 그윽한 향내음이 퍼지기 시작했다. 오후를 훌쩍 지났지만 시간을 가늠하기 힘든 분위기인 지라 능가산 속의 내소사는 시간이 멈춘다고 해도 못 믿을 이유가 없으리라.

 

아무리 기분이 나락이라고 해도 세상이 아무리 우울해도 아직은 멋진건 멋지다고 볼수 있는 눈은 흐려 지지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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