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보다해몽

분류없음 2014/10/09 02:59

아침에 잠깐 꿈을 꿨다. 

 

군대에 오라는, 군에 입대하라는 서류를 받았다. 영장이다. 신체검사를 어디에 가서 하라는 서류도 있었다. (신체검사를 입영 영장을 받은 다음 하라는 것을 보면 정말 꿈은 맞다. 순서가 뒤죽박죽) 부들부들 떨면서 갔다. 몸무게를 재는데 바늘 눈금이 40 언저리를 가르켰다. 몸무게 미달로 입영보류 결정. (보류일 뿐 면제는 아니니까 이런 꿈을 나중에 또 꿀 가능성이 있다.) 기분이 그럭저럭했다. 

 

이 나라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 압박을 많이 받을 때,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 군에 입대하는 꿈을 종종 꾸곤 했다. 자발적으로 입대한 적은 없고 대부분 영장 같은 것을 받고 그 서류를 들고 위병소를 향해 걸어가거나 길거리에서 납치당하다시피해서 끌려가는 꿈. 아마 옛날에, 1997년에 길거리에서 갑자기 체포당한 기억이 내 몸 어디엔가 남아서 그렇게 꿈에 나타나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는, 

이등 시민인 여성이라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 가운데 하나인 국방의 의무를 직접 수행할 까닭은 전혀 없다. 그럼에도 이런 꿈을 종종 꾸는데 일등 시민인 남성들은, 특히 예비역들은 얼마나 더 많이 자주 이런 꿈을 꾸거나 시달릴까. 예비군 훈련까지 마쳤는데도 영장을 받는 꿈을 꾸고 식은땀을 잔뜩 흘렸다는 사람들의 말이 떠오른다. 그 때엔 그냥 웃고 말았는데 막상 나의 것이 되고 보니 보통 우울한 일이 아닐세. 

 

함께 사는 분께서는, 

오버나이트 시프트 자리가 난 공장에 어플라이를 해볼까요, 라고 묻고 나서 그 기억이 남아 그런 꿈을 꾼 게 아니겠는가. 하고 가만히 답을 하셨다. 사실 어제 저녁 공장조립반 야간 시프트 자리를 구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뭐, 그럴 수도 있다. 아니면 오늘까지 마치기로 한 레쥬메를 아직도 마치지 못해 끙끙 앓고 있는 심리상태가 반영된 것일 수도 있고. 그런데 숫자 40은 뭘까. 혹시 내 몸무게가 40대로 떨어졌다는 신호는 아니겠지. 그렇다면 곤란하다. 며칠 전엔 12, 13, 두 개의 숫자가 꿈에 나왔으니 12, 13, 40을 넣어 복권을 사볼까. 

 

 

2014/10/09 02:59 2014/10/09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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