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의역할

분류없음 2017/01/13 03:25

 

마이클 샌더스 교수가 기고한 글에 달린 코멘트를 읽을 수 없어 발을 동동 굴렀는데 그냥 혼자 알아서 생각하는 게 낫겠다는 잠정 결론. 한국어로 친절히 번역해주는 사이트도 있다. 세상 참 좋아졌다. 작년에 기고하신 글과 거반 비슷한 것 같은데 요지는 좌파들이 정신차리라는 거. 뭘 어떻게 정신차리라는 것인지에 관해서 잘 곱씹어 읽어야 한다. 대에충 "하던대로" 읽으면 "하던대로" 하게 된다.

 

 

어쩌면 전통적 좌파는 아예 바닥에서부터 풀뿌리운동에서 생활에서 그러니까 개인을 (인간을) 존중하는 법을 서로 알고 깨우치고 나누는 생활운동에서 시작해야 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우선 나부터 그런 게 절실하다. 상대를 존중하는 것에만 머무르다 보면 어쩔 때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는 국면에서 좌고우면 (左顧右眄) 하거나 망설이고 주저할 때가 많다. 타인에게 폐만 끼치지 말자, 는 기조를 금과옥조로 삼다보면 운신의 폭이 그만큼 좁아진다. 이것을 확장해서 더 배우고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걸 물어볼 데가 지금으로선 상당히 제한적이다. 공동체, 커뮤니티가 과연 무엇일까. 나에게 그것은 허락될 수 있기는 한 걸까. 그런 고민 말이다.

 

 

트럼프는 아마도 미국형 박근혜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치러야 할 비용은 한국의 그것과는 버금조차 가지 않을 정도로 클 것 같다. 그러나 비용의 총량으로 본다면 그리고 그것이 가져올 효과에 기대어본다면 - 긍정적으로 본다면 - 어차피 치러야 하는 비용이니까 진지전의 각오로 차분히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한편 캐나다에서는 작년부터 이야기가 나왔던 기본소득 (Basic Income) 의 파일럿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에 관해 오랫동안 빈민운동/반자본운동에 투신하셨던 양반, John Clarke 이 기고한 글이 있다. 영국식 엑센트가 강하고 캐나다 사회의 운동판에서는 익숙지 않은 다분히 급진적이고 폭력적인 (?) 방식 - 가령 점거농성 같은 - 도전과 투쟁에 익숙하신 이 양반은 "기본 소득" 제도에 관해 다소 부정적이다. 이 분의 소셜미디어 포스팅에 달린 덧글을 보면 왼갖 캐나다 극좌파들의 아우성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는데 한편으론 캐나다나 한국이나 극좌파들의 경향은 거기서거기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어쨌든 나는 이 양반을 좋아하는 편이다. 읽을꺼리는 많은데 시간이 너무 없다. 곧 나아지겠지.

 

 

 

2017/01/13 03:25 2017/01/13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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