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변화

분류없음 2013/06/15 00:39
고향을 떠난 지난 3년여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그 가운데에는 긍정적인 것도 있고 다소 한계적이거나 부족한 것도 있지만 많은 면이, 많은 게 변했다. 그것을 몸으로도 마음으로도 느끼고 있다. 변치 않은 것, 아닌 변치 않았다기보다 조금 더 강화된 것은 노동조합의 파업이나 집단행동에 대한 지지, 라고나 할까. 당장만 해도 지금 전세계에 흩어진 캐나다 대사관에 속해 이민관련 서류를 처리하는 사람들(PAFSO)이 파업을 하고 있다. 내 워크퍼밋 연장 서류를 보낸 뒤에 시작된 일이라 나는 이 영향권 아래 바로 놓여있다. 하지만 이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퍼밋을 늦게 받아도 괜찮으니 노동자들이 작으나마 성과를 얻기 바란다. / 여튼 여러 가지가 바뀌었다. 사랑에 대한 생각, 죽음에 대한 자세, 가족이나 결혼에 대한 가치관... 특히 이 가운데 죽음에 대해서는 더 깊고 넓은 소견을 갖게 되었다. 늘 자살로 삶을 마감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원래 많기도 했지만, 나부터 십대 시절 자살을 세 번이나 시도했었고 -결국 실패했으므로 아직까지 살고 있지만 -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 삶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에 무거운 책임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재작년 집 아파트 건물에 불이 나 파자마 차림으로 탈출한 뒤로 삶의 중단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그러니까 나는 나의 의지로, 순전히 100% 나의 의지로 내 삶의 중단을 선택하고 싶지, 집에 불이 난다거나 교통사고를 당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내 의지와 무관하게 삶을 마치고 싶지는 않다는 거다. 그 확신이 더더욱 강해졌다. / 그리고 몇몇 부분에서 무게중심이 약간씩 혹은 현저하게 옮아가고 있다. 예컨대, 조직->개인, 거시사->미시사, 텍스트->컨텍스트 등이다. 한편, 과거에는 신경쓰지 않았던 것들, feelings을 규명라는 일에 관심을 대단히 많이 갖게 됐다. 이것은 이나라 사람들을 관찰한 결과, 공부한 결과 얻은 소득이다. 감성을 지닌 인간, 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반증이겠지. 예를 들어 기쁘면, 어떻게 기쁜 것인지, 슬프면 어떻게 슬픈 것인지, 뭐 그런 거다. 아직 갈 길이 멀다. / 마지막으로 억측, 추측assumption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배워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나 자신을 얼마나 멍들게 하는지도 / 이 모든 것은 이 나라에 온 뒤 바뀐 것이긴 하지만 만약 고향에 있었더라도 조금씩은 바뀌었을 것 같기는 하다. 다만 그 속도가 달랐을 것 같기는 하다. 어쨌건, 나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그렇게 믿고 있다.
2013/06/15 00:39 2013/06/15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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