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지속가능한데모질

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9/01/07
    지속가능한 데모질(7)
    유이

지속가능한 데모질

장기하가 속해있는 레이블의 모토(?)가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이란다.

그래서 그들은 싱글음반은 직접 cd를 굽고 그런다.

문득, 지속가능한 데모질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먼저 생각이 난건 "돈"이었다. 어떤 데모질을 하던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인물 하나를 찍어내려 해도 "돈"이 필요하고, 사실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데모질을 하는 사람도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돈"은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 "돈"은 어디에서 나오려나. 사실 시민단체에서 일한다고 하더라도 그 수입은 대부분 후원회원을 통해서 나오기 때문에 어지간히 규모가 큰 단체가 아니면 그 "돈"은 먹고 살기에 충분하다고 볼 수 만은 없다.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이제 사회운동을 하려는 사람들이나, 하고 있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데모질을 할 수 있으려면 그놈의 "돈"을 어찌해야 할 것 같다. 단순히 운동에 대한 열의만으로 대충때우려는 것으로는 곤란하다.

 

두번째로 생각난 것은 흔히 말하는 운동에 대한 열의 혹은 열정이다. 아무리 이론적으로 운동이 올바르다고 하더라도 자기 싫으면 그만이다. 자기가 죽어도 하기 싫은데 그 운동은 해서 무엇하며,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는가. 결국 지속가능한 데모질을 위해서는 운동에 대한 열정을 계속적으로 키워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지 스스로 결의를 불사르는 노력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열정을 줄 수 있는 분위기랄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잘 모르겠고, 표현도 못하겠지만, 좀더 깊게 생각해볼 일이다.

 

두번째의 열정과 관련되어서 생각난 것은 "취미"이다. 혹은 운동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지 않는 "좋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하나 쯤은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사람들과 만나서 술마시며 수다를 떠는 것이던, 쇼핑을 하는 것이던, 사진을 찍는 것이던 좋아하는 것이 하나쯤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얼마 전부터 들었다. 데모질을 하다보면 짜증나는 일이 엄청 많기 마련인데 그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 더구나 그 스트레스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일 때에는 혼자서 풀어야 할 때도 많다. 물론 결국에는 그 사람과의 관계를 풀기 위해서 직/간접적으로 만나서 풀어야 하지만, 사람이 어찌 그렇게 이성적일 수만 있는 동물이던가. 감정의 선이 정리될때까지는 자신이 몰입하며 즐길 수 있는 무언가의 도구가 필요하다.

 

또 무엇이 있을까 억지로 생각을 해보니 "관심"이라는 것도 필요하겠다. 스스로에 대한 관심일 수도 있고, 타인에 대한 관심일 수도 있고, 데모질과 관련된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일 수도 있다. 스스로에 대한 관심은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매우 어려운 것이다.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나는 아직도 나에 대한 애정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타인에 대한 관심은 무척이나 어렵고 중요하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기도 쉽지 않은데 남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또하나의 스트레스가 될지도 모르지만, 데모질은 언제나 모두 함께 하는 것에 재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상투적인 표현을 하자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까 -_-; 데모질과 관련되니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점점 늘어날 것이다. 예전에는 소위 글 좀 쓸 줄 알고, 책 좀 읽고, 대자보 좀 끄적거릴 줄 알면 데모질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인터넷도 알아야 하고 웹자보도 좀 만들 줄 알아야 하고, 노래가사도 바꿀 줄 알아야 하고, 할 줄 알아야 하는 일이 어찌나 많은 지...갈수록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영역도 넓어지고, 사람들과 접근하는 방법도 여러가지이기에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다 할 수 없는 일이라면 각자 할 수 있는 것을 잘 나누어서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건 또 이렇게 되면 몇몇사람에게 역할이 과중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스스로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거다. 당장은 쉽게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조금씩 배워나가면 얼마나 좋을까..(이러고 보니 또 욕하고 있다-_-)

 

지속가능한 데모질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 지는 대충 알 것 같기도 한데, 문제는 그것들을 어떻게 만들어가는가이다. 특히, "돈"문제는 어찌해야 한단말인가...배굶어가며 하는 건 아니지만, 참 어려운 문제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