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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울음

불과 2년전 옥탑방 살 적에, 밤새 어찌 그리 어린아이가 울어대는지 잠을 설친적이 몇번 있었는데

알고보니까 그것이... 고양이 울음소리라고 했다.

 

어제 책을 읽다가 불을 끄고 누웠는데 두마리의 고양이가 주거니 받거니 매우 큰 소리로 울고있었다

근 한시간을 그 소리를 들으며 누워있었다.

눈을 떴을때와 감았을때 고양이 울음소리가 다르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 발정기라고 했던가, 발정기에는 저렇게 우는가...

새벽의 저 울음소리는 인간들과 잘 어울릴수 있나 별의별 생각을 다 하면서....

 

새벽3시의 시침을 보았을때, 아침 8시에 인나야 하는데 걱정이 앞었다.

잠을 잘 수 없어서 설쳤고, 고양이가 봉변이나 당하지 않을까 싶었다.

 

아... 돌맹이 날아다니는 소리, 고양이 비명소리... 잠시 쉬다가 또 비명

 

하......... 결국 4시 반까지 그 소리를 듣다가 그냥 잠들었다.

 

고양이... 고양이...  돌맹이, 비명, 하암....

 

 

 

 

ps 이포댐 활동가분들이 내려오셨다고 한다.  태풍이 온다길래 걱정이 되었었는데, 다행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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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아...

공돌님의 [MBC, 대운하] 에 관련된 글.

 

태어난 곳. 여주군 대신면 율촌리.

주로 자란 곳. 보통리(여전히 외삼촌은 여기서 쌀을 비롯한 작은 농사를 짓고 있는 나의 외가)

주로 놀던 곳. 이포 언저리 강다리 아래.

주로 뭐하고 놀았나? 올갱이 채취(모든 국에 잘어울린다)

초등학교 3학년때 신륵사 근처로 이사.

그 이후로 주로 놀던 곳. 신륵사언저리.

주로 놀던 방법 - 키조개 잡아서(?) 라면스프 뿌려서 돌불에 구워먹기. 수영하기(그러나 수영은 못함)

커가면서 여름 가족모임. 이포 다리 아래 텐트치고 놀기. 낚시.

이포대교가 증축되면서 그 아래는 이미 파헤쳐져서 놀기도 힘들어졌지만,

나에게는 아주 많은 추억이 있던 곳.

 

여주가 4대강 사업에 포함된다는 소식 - 멍때렸음.

그 이후 흘러나오는 갖가지 기사들 - 아.................

강이 파헤쳐진다는 소식에. 멍. 헐.

 

그동안 여주 사람들은 개발제한에 묶여 이천(^^;;)보다 발전을 못한다며 늘 안타까워 했었다.

(나도 고딩때까지는 그런 생각을 했었고.) 오로지 하나 있는 큰 공장인 코카콜라를

은인삼아 도자기를 벗삼아 쌀농사를 벗삼아 지내던 사람들. 하지만 늘 이천을 부러워했던,

그런 감정들이 있음을 잘 안다.

 

도처에서 나오는 얘기들을 보면,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여주에 목돈이 들어온단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걸 반긴다. 전에없던 일이기에 어쩌면 더....더욱.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든다.

 

4대강은 정말 나쁜 거라고 생각하지만, 당장에 멈춰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여주사람들과 같이 싸울 수 있으려면,  할말을 만들어야 한다.

이해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너무 늦은 건 아닐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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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도 노래도 참 좋아요

난다님의 [루싸이트 토끼, 비오는 날] 에 관련된 글.

 

비도 너무 좋아하고 목소리도 너무 좋고... 아 다 좋다~ 헤롱헤롱~

 

비와라...

 

 

 

적당히ㅡ.ㅡ; 섬진강 너무 넘치게 하지 말고...

 

피디수첩 결방 애도 비;;  서울에만 내려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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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 조정래

나는 이나이먹도록 내가 살아온 공간에 대한 역사가 궁금하지 않았던 이유가 뭘까?

젊은시절(? 어린시절로 할까... 흠...) 좌파랍시고 어짜피 투쟁은 세계적으로 해야하니까... 라는 생각으로 인하여

정작 내가 태어난 곳의 역사인식조차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투쟁을 세계적 시각에서 해아 하는 거랑 역사를 아는 거랑

참으로 상관없는 것 같은데 ㅋㅋㅋㅋ

 

우선은 소설.

 

아주 오랜만에 시간이 많이 남아 그간에 못읽어봤던 책들을 읽을 맘을 단단히 하고 그 처음으로 골라든게

12권짜리 아리랑이다.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도대체 12권으로 쓰여진 일제시대때의 이야기를 읽는 사람도 이렇게 힘든데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대체 어떤 심정이었을까. 이런 것들이다.

아마 말로는 다 표현 못할 가슴속의 응어리들과 한이 되어있겠지 생각해본다.

 

그리고. 새삼. 읽으면서 내내 나는 결정론 적인 시각에 나를 묶어두고 있었다.

?? 결정론? 어디선가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짜피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했으니 우리는 일제치하에서 해방되었을텐데무어........'

그 이야기에는 일제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하며 죽어간 사람들과 열심히 싸우고 있었던 사람들에 대해

뭐하는 사람들임?의 태도를 취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사실. 책을 읽는 내내 위의 저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었다.

목숨을 내걸며 싸우고 있는 주인공들에게 말해주고 있기도 했다.

언제언제 일본은 패망해요 라고..... 그니까 몸좀 조심해요. 살아남는게 중요하지.... 이러면서 중얼중얼...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난 참 저말보다 지독하게 잔인한 말은 없다고 생각했다.

역시 역사를 바로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새삼 깨달으며 말이다.

 

언어를 못쓰게 하고 문화, 교육, 생활 전 분야에서 하던 것을 하지 못하게 될 때.

그분들이 그것에 저항하고 지키지 않고 순응했더라면

일본의 식민지는 끝났더라도 우리는 지금 일본어를 쓰고 있을수도....

또 지금 나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또 치열한 생각과 투쟁과 실천.

그것만큼 위대한 것이 없어보인다.

 

내 나이 29인데, 그 보다 더 긴 기간을 일제치하에 있으면 그리고 세계 정세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모른다면

나 역시도 친일파가 되지 않았을까. 체념을 하지 않았을까. 조금만 반대해도 모두들 죽어가고

제뜻대로 되는 것 하나 없는 그런 곳에서 난 과연 어떻게 생활했을까... 이런 생각들도 들고.

일본의 막강한 부자들이 한없이 우스워보이기도 하고.

 

하여튼 소설을 떠나 근현대사 공부를 좀 해봐야겠다. 

 

조정래 대단하다.

 

 

 

이후 추천도서 목록

1. 신흥무관학교와 망명자들

2. 재미있는 선거이야기

3. 한국현대민족운동연구

4. 빨갱이의 탄생 : 여순사건과 반공국가의 형성

5. 인류학자의 과거여행 : 한 빨갱이 마을의 역사를 찾아서

6. 경성트로이카(이건 진작에 읽었지만 여전히 하나도 기억안나는 관계로다가 다시 ㅋㅋ) 

 

추천 받습니다. ㅋㅋ 한두달은 책만 읽어볼 생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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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

1. 오랜만에 진보블로그에 놀러왔는데,  그나마 친숙했던 블로거들의 이름이 잘 안보인다.

    또 다시 적응을 해야 하는가...끄응...

 

2. laron의 글.

남성이랑 같이 그 글을 보면서 남성과 여성이 그 글을 어찌 받아들이는지 차이점을 알게되다.

내 옆에 있던 남성은 그 글이 문제된 글이라는 걸 알아서 그랬는지  조심히 보는 눈치였고, 아마도 큰 문제가 없는듯

보였던 모양이다. 그래도 문제제기가 되었다면 그건 그 글을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거고,

즉각 사과를 하거나 하는 대응을 하는게 맞는 듯 하다는 말을 한다.

표현의 자유란건 이럴때 쓰는 말이 아니란다.

 

나는 뭐랄까. laron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난 그런 '류'의 글 자체를 안좋아 한다.

그것이 글쓴이에게 '유희'가 되었던 하나의 지나가는 생각에 지나는 것이었던 간에.

밖으로 표출하는 순간 더구나 공개된 글로 표현되는 순간 그건 자신만이 즐기는

생각이 아니니까. 빨뚱의 말대로 사적인 공간이긴 한 블로그는 '공개'되는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미 표현되는 순간 그것은 개인만의 글은 아니다.  출입하는 사람들이 다른 블로그에 가서 다른 글을 읽으면서

그 사람을 알아가고 판단하고 또 다른 생각을 엮어갈 수 있는 소중한 공간에서 공유되는 글이지.

 

여성과 남성이 사회화를 겪는 동안 길들여져온 남성적 문화와 여성적 문화. 그것이 둘이 한 페이지를

보는 관점의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이겠지 싶다. 그런 텍스트를 아무렇지도 않게 볼 수 있는

그와, 몇가지의 단어가지고도 이미 기분이 꼬일데로 꼬여버린 나였다.

딴지일보를 잘 못들어가는 이유가 그런 글들 때문이었는데...그런 류의 글들은 보기가 불편하다. 

그리고 나도 그런 그들의 유희 스타일을 배워 슬쩍 대상을 남성으로 바꾸고

또 같은 행동을 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갖게 된다. 

 

그리고 나는 또 생각한다. 또 조용히 그냥 딴지일보를 피하는 것처럼 진보블로그도 피해야 하는가.

이렇게 불편한 것들을 피해가면서 살아야 하는가?(이유는 아래에 나온다) 

 왜 진보블로그에 나름 '진보'라는 이름도 달고 자유롭게 표현되는 글들에서 그걸 '읽는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글이 올라온걸까.

 

 

좀 속상하다.

 

3. 그 이후의 글.

나에게 운동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 곰곰히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리고 난 난독증 때문이라 생각했다.

이곳에서도 그랬다.

laron 이후 비판이나 상념의  글들을 보면서 나는 또 난독증을 겪는다.

너무 어려워서 쉬이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쉬이 읽히지 않으면 노력하면 읽을 수 있지 않겠냐는 말을

하는 이도 있지만, 나는 그런 의견에 동의가 되지 않는다.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하고, 논리적으로 반박해야만 그 논의들에 내가 낄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고

그 속에서 소외감을 느낀다.

 

그건 평소 특정 회의를 들어가거나 뭔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게 될 때 내가 늘 부딪치는 장벽이다.

물론 전문적인 영역에서 그 전문적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면야 문제될 것이 없지만,

그렇지 않을 듯한 상황에서도 벾을 느껴야 하는건 사실 곤욕이다.  

 

감정은 분명 있는데,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되는 상황이 오면 그래서 피하게 된다.

내가 딴지를 피했던 이유도, 또 위의 논의에 쉽게 나의 생각을 말할 수 없던 이유도,

그 '논리'를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할 것 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나는 분명 불편한데 말이다.

(-> 오해의 소지가 있을 듯 : 그렇다고 '논리'를 갖고 글을 쓰시는 분들을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도 스스로 두려움의 장벽을 친 것이겠죠;;)

 

물론 나도 그러한 논리를 갖기 위해 그렇게 사고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꽤나 시간이 걸리는 문제고,

꼭 그렇게 풀지 않고도 방법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 그런가 쉬이 되지는 않는다.

결국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며 말아버린다. 

 

그래도 분명 아주 어려운 문장을 쓰지 않고도 상황을 잘 파악해 정리하고 자신의 생각을 잘 표출하는 글들도

있기 때문에 그나마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문제인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파악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 글을 써주는 분들에게 매우 감사하다. 배움의 기회를 주셨으니 ㅡㅡ; 크릉...

 

4. 표현. 배려- 표현을 조심히 하는 것을 배우는 법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신을 낮춰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정말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이번 사태(?)로 인해서 누군가는 '진보블로그에는 역시 편하게 글을 못올려',  '늘 글올리려면

자신을 검열해야해'. 라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그 누군가가 자신을 한번 더 돌려볼 수 있는 이 기회를 소중하게 여겨주었으면 한다.

이번 일을 통해 표현을 신중하고 텍스트를 접하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기술을 익힌다면

그 얼마나 본인에게 득이 되는 일일까 싶다. 물론 이 이야기는 나에게도 해당된다.

나도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말을 종종하곤 하니까 ㅡㅡ; (퍽)

 

하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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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새해에 극복하고 싶은 일 곰곰히...

http://www.phomune.net/101

 

 

지나치게 많은 생각에서 오는 무기력증.

관계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그로인한 소심함- 이건 피해의식까지 만들어버린다.

 

게으름 게이지 대략 30%정도 삭감.(게으름이야 뭐. 있음 좋다고 본다 ㅋㅋ)

 

끝날 때를 알면서도 끝내지 않는 나의.... 이상한 고집.

 

고장난 브레이크를 수리해야 할텐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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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평역에서- 곽재구

-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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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카드 한장

언제라도 힘들고 지쳤을때 내게 전화를 하라고

내손에 꼭 쥐어준 너의 전화카드 한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나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고맙다는 말 그말한마디 다 못하고 돌아섰네

 

나는 그저 나의 아픔만을 생각하며 살았는데

그런 입으로 나는 늘 동지라 말했는데

 

오늘 난 편지를 써야 겠어 전화 카드도 사야겠어.

그리고 네게 전화를 해야지 줄 것이 있노라고.

------------

이렇게 짧은 노래 가사가. 참 많은걸 담고 있구나...

계속 흥얼거리는 노래.

나는 그저 나의 아픔만을 생각하며 산거야.

그저 그런거야.

 

미안해.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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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그런 생각을 한다.

나는 그래도 삶이 괜찮은거 아니냐고.

몽상에서 벗어나서 한걸음 한걸음 구체적으로 걸어가면 되는게 아니냐고.

근데 왜 사람때문에 계속 힘들고 주저앉아야 하냐고.

 

결국 운동은 인간이하는거라서?

 

난 그럼 운동안하고 싶다.  그 전에 사람과 사람이 조금 더 소통하고

서로 믿고, 아껴주면서 살아가는 방법부터 배우고 싶다.

 

사람이 가장 힘든데.  날더러 어쩌라고.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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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위원장 구속영장실질심사 - 퍼옴(김선수 변호사)

철도노조 위원장 구속영장실질심사 노동변호사

2009/12/13 20:24

 

복사 http://blog.naver.com/yeominlaw/110075942141

 

 

2009년 12월 12일 오전 11시 20분경부터 서울중앙지방법원 318호 법정에서 김기태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가 김형두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되었다.

 

검사가 제시한 구속영장 청구의 범죄사실은 철도노조 위원장인 피의자가 “해고자 복직, 철도선진화 저지, 공공철도 강화” 등 교섭대상이 될 수 없는 경영권상 문제를 요구하면서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는 등 파업을 강행하는 방법으로 철도공사에 재산상의 손실을 가하여 결국 위력으로써 철도공사의 정상적인 철도운행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이다. 불법파업으로 인한 업무방해죄의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법이나 판례는 파업이 정당하기 위한 요건으로 주체, 목적, 절차와 시기, 수단과 방법이라는 네 가지를 요구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주로 목적의 정당성이 문제로 되었다. 철도노조는 적법한 파업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실제로 파업의 과정에서 폭력이나 파괴행위 등의 불법행위가 전혀 없었고 또한 철도노조 스스로 파업을 철회하고 복귀한 상태였다.

 

변호인으로는 민주노총 법률원의 권 변호사와 여 변호사 그리고 내가 참여했다. 권 변호사와 여 변호사는 80쪽이 넘는 의견서를 준비했고, 방대한 참고자료도 수집하여 제출했다. 감찰에서는 수사검사 두 명이 참석했다.

 

심사기일은 검사의 범죄사실과 구속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 진술, 그에 대한 변호인의 의견 진술, 판사의 보충신문과 피의자의 최종진술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신문은 2시간을 초과하여 오후 1시 25분경이 되어서야 끝났다.

 

철도노조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의 청구는 부당하며, 다음은 변호인으로서 영장실질심사 법정에서 진술한 내용이다.

 

「이 사건 파업의 상세한 경위와 그 합법성 및 정당성에 대해서는 변호인 의견서와 관련 참고자료 그리고 상변호인들이 상세하게 설명하였으므로 본 변호인은 피의자에 대한 이 사건 구속영장 청구가 왜 기각되어야 하는지를 몇 가지 점으로 요약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나라의 국제적 위상과 품격 그리고 선진적 노사관계를 위해 구속영장 청구는 반드시 기각되어야 합니다.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업무방해죄를 적용하여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지극히 후진적인 상황입니다. 유엔 자유권위원회와 사회권위원회 그리고 국제노동기구(ILO) 등은 그동안 수차에 걸쳐 한국정부에 대해 평화적 파업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노동조합 간부들을 업무방해죄로 형사처벌하지 말라고 권고해왔습니다. 노사관계에서의 선진화는 바로 이러한 국제기구의 권고를 준수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이 사건이 그 전기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 범죄사실로 제시된 이번 파업은 상변호인들이 충분히 진술한 바와 같이 모든 측면에서 정당성의 요건을 갖추었습니다. 이 사건 파업의 주된 목적은 임금구조 개선 및 단체협약 개정에 있습니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9. 8.자 파업이 합법파업이라고 전제하고 대체근로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고, 정부도 초기에 합법이라고 판단했다가 대통령의 엄정 대응 발언 이후에 태도를 돌변하였습니다.

 

셋째, 노사관계의 정상화를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이 사건 파업은 사용자 측의 계속된 교섭 해태, 결정적으로 기습적인 단체협약 해지, 그리고 불법적인 대체인력 투입과 고소고발의 남발 및 파업 종료 후의 교섭 거부 등으로 악화된 측면이 강합니다. 노동조합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발상의 표현으로밖에는 해석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조합의 대표자를 구속하는 것은 교섭에 의한 합리적 해결을 장기간 불가능하게 할 우려가 있습니다. 조합원의 직선에 의해 선출된 위원장이 책임을 갖고 교섭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노사관계 정상화의 첩경이 될 것입니다.

 

넷째, 구속의 필요성이 전혀 없습니다. 파업 사실 자체는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이미 증거가 충분히 확보되었으며, 피의자는 철도노조 위원장으로서 앞으로도 사용자 측과 교섭을 진행하여 타결해야 하는 위치에 있으며, 또한 수사를 받기 위해 자진 출두하였고 향후의 수사에 대해서도 적극 협조할 생각입니다. 따라서 증거인멸이나 도망할 염려라는 구속의 필요성이 전혀 없습니다. 일부 정부기관과 법률가단체 및 각계에서 파업이 적법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서도 불구속수사의 원칙이 지켜져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 ‘법원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관점에서도 이 사건 구속영장은 기각되어야 합니다. 노동조합에 대한 공안몰이와 검찰권 행사의 남용이 아무런 통제 없이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은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회가 다수자․강자 위주로 획일화될수록 소수자․약자 보호를 본령으로 하는 법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공안의 회오리 속에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유일한 힘은 법원의 현명한 태도에 있습니다.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정당 대표들이나 국회의원들은 물론이고 모든 국민들은 이 사건에서 희망을 확인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이상의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피의자에 대한 이 사건 구속영장을 기각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과는 첫 대면이었다. 외모나 표정이 온유하여 외유내강(外柔內剛) 형의 지도자임을 알 수 있었다. 판사의 질문에 대해서도 흥분하지 않고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 암 투병 중이고 올해 정년에 도달한 해고자 복직 문제를 언급할 때는 감정의 북받침을 참지 못하고 목을 메기도 했다. 측은지심의 소유자임을 엿볼 수 있다. 도대체 왜 이런 사람이 구속되어야 하는가? 단체협약을 해지까지 하면서 노조를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는 자들은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가?

 

야속하게도 판사는 끝내 구속영장을 발부하고야 말았다. 더 이상 이 사회에는 기댈 구석이라고는 없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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