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겨털 노출의 계절이 돌아왔다.

겨털을 안깎기 시작한지 5년?

처음엔 따가워서, 귀찮기도 하고.... 그렇게 시작했는데...

사람들과 나의겨털에 대하여(좀 이상하군;;ㅋㅋ) 얘기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겨털에 대한 생각들을 참 많이 하고 이런저런 경험도 많았다.

 

더워죽겠는데 나시만한게 있을까 하는 한여름.

시원한 나시와 시원한 반바지와 시원한 모자를 폭 쓰고

술렁술렁 친구와 이야기하며 걷고있던 명동. 

사실 다들 겨털을 깎고 다니끼 때문에 특별히 남의 겨털에 대해 신경안쓸 듯한

그 거리에서 잠시 가방에서 뭘 꺼내느라 팔을 들었을때 나의 겨털들도 숨을 좀 쉬자 하고 낼름 세상을 향해 웃음을 지엇을것이다.

그리곤 누군가 비웃으며 '아가씨! 안깎을꺼면 나시 입고 다니지 말아요~' 하는 말에... '미x놈~ ' 하고 큰소리로 비웃어 주고 말았지만,

내 얼굴은 씨뻘개져있었다.

아마 주위의 사람들은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는 이상한 우울함....

옆에 서있던 친구는 근데 안힘드냐? 라며 나를 매우 측은한듯 쳐다봤다.

제길.

나의 소중한 겨털을 왜 깎아야 하는거야!! 소리지르며

나는 그날밤 샤워를 하며 면도기를 들고 '널 깎고 편하게 살까? 아님 내가 왜 널 안깎아주는지를 사람들에게 일일이

설명할까?' 대화를 했다. 묵묵부답인 겨털. 쳇...

 

- 대한극장앞에서 오오랜 친구한놈을 만났다. 오오랜만에 만난 그놈은 여전히 길에서 담배피는 여자애한테

쯧쯧 거리며 자신의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었다(예전에도 나에게 10년이상을 그런 불쾌감을 표시했지만

여전히 개무시당하고 살아온 놈.) 사람을 15년 이상을 알았으면 나에 대해서 이해하고 뭐 이것저것 좀

바뀔만도 한데 꿋꿋한 놈이다. 오지게 싸우기도 싸웠지만....

여튼 그놈이 나의 겨털을 보고야 말았다.

 

.................... 야. 지저분하고 냄새나. 저리가!!!

 

헐....  따귀날릴 뻔했다. 결국 내가 아는 많은 욕들을 바가지로 쳐드셨다.(참고로 대학1학년 내 별명은 '욕쟁이 할망구'였다 ㅡㅡ)

그리고는 영화고 나발이고 술이나 쳐마시러 가쟈.하며 충무로 바닥을 헤집고 들어가서

무려 겨털에 대한 대화만 두어시간 나눈 듯 하다.

그넘은 왜 남들 다 깎는데 왜 너만 안깎냐. 너무 지저분해보인다. 냄새도 나는것 같고.라며 나를 매우 불쌍(?)하게 설득했고...

그리고 자신은 욕들어먹은게 너무 억울하다~ 중얼중얼...

나는 내 몸이 소중하고 나에게 있는 털들중 부끄러운 놈들은 한놈들도 없어.

그리고 제기능 잘 하며 살게 해줘야 하는 놈을 왜 깎아!!!! 라며 소곤소곤 ㅡ.ㅡ

겨드랑이 냄새제거제를 파는 놈들이 너무 광고를 심하게 해대서 더 해. 제길. 막 이러며 투덜투덜...

 

여튼... 결론은 자기는 겨털 안깎는 사람이 이해가 안가며(지도 깎음...)

그래도 너는 워낙에 특이한 애니까 불쾌하지만 이해할께라는 이상한 방향으로 나버렸다.

흐음........ 이상한 하루였지...

 

무수히 많은 에피소드와 불쾌감들 속에 늘 더운 여름을 보냈던 듯 하다....

 

다행히(?) 그동안 사귀던 남정네들은 하나같이 니가 불편하면 깎지마. 뭐하러깎아.를 고수했기 때문에

애정전선에 겨털로인한 충돌은 없었다 ㅋㅋㅋㅋ

 

5년간 면도기와 겨털과 나의손은 끈질기게도 싸워왔다.

올해도 이 싸움은 시작될까.

왜 나는 이제 겨털안밀기를 6년째 수행하고 있는데도 늘 이 유혹에 휩쌓이며 살아가는걸까.

풋....

내가 겨털을안깎는 진정한 이유는 뭘까? ㅡ.ㅡ

올해는 내가 굴복하게 될까? ㅋㅋ 

 

더워서 나시를 주워입으며 또다시 겨털노출의 계절이 다가옴을 투덜거리다.

 

(다음 글은 아마 '브레지어를 왜 안하는가'에 대한 투덜거림이 될 듯 하다... 제길 ㅋㅋ)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