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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 조정래

나는 이나이먹도록 내가 살아온 공간에 대한 역사가 궁금하지 않았던 이유가 뭘까?

젊은시절(? 어린시절로 할까... 흠...) 좌파랍시고 어짜피 투쟁은 세계적으로 해야하니까... 라는 생각으로 인하여

정작 내가 태어난 곳의 역사인식조차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투쟁을 세계적 시각에서 해아 하는 거랑 역사를 아는 거랑

참으로 상관없는 것 같은데 ㅋㅋㅋㅋ

 

우선은 소설.

 

아주 오랜만에 시간이 많이 남아 그간에 못읽어봤던 책들을 읽을 맘을 단단히 하고 그 처음으로 골라든게

12권짜리 아리랑이다.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도대체 12권으로 쓰여진 일제시대때의 이야기를 읽는 사람도 이렇게 힘든데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대체 어떤 심정이었을까. 이런 것들이다.

아마 말로는 다 표현 못할 가슴속의 응어리들과 한이 되어있겠지 생각해본다.

 

그리고. 새삼. 읽으면서 내내 나는 결정론 적인 시각에 나를 묶어두고 있었다.

?? 결정론? 어디선가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짜피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했으니 우리는 일제치하에서 해방되었을텐데무어........'

그 이야기에는 일제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하며 죽어간 사람들과 열심히 싸우고 있었던 사람들에 대해

뭐하는 사람들임?의 태도를 취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사실. 책을 읽는 내내 위의 저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었다.

목숨을 내걸며 싸우고 있는 주인공들에게 말해주고 있기도 했다.

언제언제 일본은 패망해요 라고..... 그니까 몸좀 조심해요. 살아남는게 중요하지.... 이러면서 중얼중얼...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난 참 저말보다 지독하게 잔인한 말은 없다고 생각했다.

역시 역사를 바로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새삼 깨달으며 말이다.

 

언어를 못쓰게 하고 문화, 교육, 생활 전 분야에서 하던 것을 하지 못하게 될 때.

그분들이 그것에 저항하고 지키지 않고 순응했더라면

일본의 식민지는 끝났더라도 우리는 지금 일본어를 쓰고 있을수도....

또 지금 나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또 치열한 생각과 투쟁과 실천.

그것만큼 위대한 것이 없어보인다.

 

내 나이 29인데, 그 보다 더 긴 기간을 일제치하에 있으면 그리고 세계 정세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모른다면

나 역시도 친일파가 되지 않았을까. 체념을 하지 않았을까. 조금만 반대해도 모두들 죽어가고

제뜻대로 되는 것 하나 없는 그런 곳에서 난 과연 어떻게 생활했을까... 이런 생각들도 들고.

일본의 막강한 부자들이 한없이 우스워보이기도 하고.

 

하여튼 소설을 떠나 근현대사 공부를 좀 해봐야겠다. 

 

조정래 대단하다.

 

 

 

이후 추천도서 목록

1. 신흥무관학교와 망명자들

2. 재미있는 선거이야기

3. 한국현대민족운동연구

4. 빨갱이의 탄생 : 여순사건과 반공국가의 형성

5. 인류학자의 과거여행 : 한 빨갱이 마을의 역사를 찾아서

6. 경성트로이카(이건 진작에 읽었지만 여전히 하나도 기억안나는 관계로다가 다시 ㅋㅋ) 

 

추천 받습니다. ㅋㅋ 한두달은 책만 읽어볼 생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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