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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03
    상처에 대한 단상.
    동치미

상처에 대한 단상.

얼마전 본 영화에서..... 한 커플이 오랜 연애를 하다가 남자가 일방적으로 결별선언을 했다. 이유는 '내가 없는것 같애'였다.

여자는 매우 힘들어 남자를 찾아가보기도 하고, 나를 사랑하냐고 물어봤지만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라는 대답을 듣고

방황하다가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다. 아이를 가져서 남편이 있는 시골에서 생활하던 여자에게 남자가 찾아왔다.

그땐 함께 사랑하는 법을 몰랐다.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는 남자에게 여자는 '사과'를 건낸다.

 

왜 '사과'는 남자가 하고 '사과'는 여자가 사주었을까 생각에 빠졌다. 둘의 관계에서 난 여성이 일방적으로 상처받았을 것이라고 지례짐작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둘이 쌓아온 친밀한 역사성 속에서 둘은 서로 감정을 나누고 생활을 나누며 살았을 꺼고, 그 감정속에 힘든 부분이 상처가 되었을 것이고 좋았던 부분이 좋은기억이 되었을 꺼다. 둘이 쌓아온 관계 안에서 일어난 일들. 감정들. 그래서 한사람만 일방적으로 상처받는다는 건 존재할 수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난 여지껏 나를 알고지냈던 다수의 사람들과의 관계를 그런 단편적이고 내 중심적인 생각을 하며 맺어오지 않았나 문득 생각해본다. 내가 힘들었으면 상처고, 남이 힘든것도 상처인것 까지는 알겠는데, 그렇다고 해서 내가 상처였던 부분이 남에게 상처이지 않으리라는 것도 아니라는(판사같군. 이런 부정의 부정. 각성하라 동치미 ㅡ.ㅡ )  부분을 간과하지 않았을까.  아님 생각은 했어도 매우 단편적으로 '그래도 내가 더 힘들어'라며 애써 무시했거나..그렇게 생각해보면 내가 나혼자만 힘들었다고 생각하고 투정부리고 내팽개치고 했던 나의 행동들이 얼마나 이기적이었던가.

 

괜히 희뿌연 하늘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다가 문득. '사과'에 대한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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