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2009년 7월 20일부터 24일까지 (2)
- 벼루집
- 2009
-
- 아이와 일주일(8)
- 벼루집
- 2009
-
- 용산(3)
- 벼루집
- 2009
-
- 오호 괜찮은데
- 벼루집
- 2009
-
- 연우 36개월 무렵과 42개월 ...(3)
- 벼루집
- 2009
거의 일주일간 흐리고 비가 오던 날씨가 오늘부터 개려는지 다시 화창하다.
배정된 연구실에 컴퓨터가 여럿있고 창문밖에서는 신선한 공기가 아니라
각 방의 환풍기에서 나온 공기가 들어오는지
하여간 이 방에 들어오면 잠시후 두통이 일어나는 것 같다.
일주일만에 본 화창한 날씨엔 아무 불만 없다. 고마울뿐!
비오는 날 아이 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충분히 겪었다--;;
운동량이 부족하니 낮잠도 늦어지고
그러면 또 밤잠이 늦어지고.
비오는 날 덕보았던 건 여기 PBS 어린이 방송이다.
연우가 좋아하는 프로가 두갠가 생겼는데
내가 봐도 참 재미있다.
물론 둘다 그림만 보고 있지만...
연우가 우리말에 막 재미를 붙이고 활용을 시작할 때라서 그런지
영어로 하는 어린이 방송에 그렇게 흥미를 안 보이는 것 같다.
호기심 많은 조지 같은 것은 화면만 봐도 좋아하지만 대체로
못 알아듣는 건 좀 보다가 금새 스티커 북을 가져와 버린다.
상점에서 우리가 영어로 뭘 주문한다든가 차를 타고 지나갈 때 보이는 영어활자들이
자기가 아는 말이 아니라는 건 아는 것 같다.
다 뭉뚱그려 이건 영어! 라고 생각하고 있는게
어떨때는 헷갈리는지 한국서 가져온 책에 쓰인 문자들을 가리키며
영어야! 할 때도 있다--;;
연우가 말 배우는 걸 보고 유추해보면
부모가 아예 모국어가 두개 이상이라
태어날때부터 두 언어를 듣고
무한 반복 (엄마들은 아시리라!), 혼잣말로 숱한 활용을 연습하지 않는한
어릴적부터 영어 환경에 노출하는게
비용대비 무슨 좋은일이 있을까 싶다.
모국어가 두개 이상이라는건 분명 재미있는 일이고
좋은 선물일것 같지만 그게 뭐 목적이 될만한 것도 아니고 말이다.
바보 같이 들리겠지만 여기 와서 신기한게
내가 하는 말을 상대방이 알아듣는다는거다.
(물론 아주 짧은 대화나 주문할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인과 이야기할 기회는
많이 있었지만 내심 굉장히 겁먹고 있었나 봐,
이런게 신기한 걸 보면.
겁.. 진짜 에너지 소모하는 쓸데 없는건데.
내 탓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다.
댓글 목록
슈아
관리 메뉴
본문
이모가 조카들 어렸을 때 필리핀에서 살았는데요. 큰애는 한국어를 다 할줄 알았을 때 갔는데 그녀석은 별 어려움이 없었는데 둘째 녀석이 좀 힘들어 했어요. 이런식이었어요. 월,화,웬즈데이, 수요일이 웬즈데이인건 모르는 거죠. 하나의 언어체계가 완성이 되야 다른 말로 옮겨 갈 수 있다는 뭐 그런 이야긴데...그런 배려 없이 그냥 두 언어에 노출되는 건 비용대비 꽝인듯해요. ^^여튼 겁, 벼루집 탓은 진정 아닌듯. ^^
부가 정보
어진엄마
관리 메뉴
본문
어진아빠가 미국에 첨 왔을때 다른 사람이 자기 영어를 알아듣는게 신기하다 했던 기억이 나네.어진이는 낮에 영어 어린이집 다니고 집에서 한국말 하던 때엔 두 언어 다 좋아하고 잘했는데
지금은 5개월동안 한국말만 하는동안 한국말이 자기 언어로 자리가 잡힌지라 영어를 곧잘 하면서도 한국말 만큼 안되니까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더라. 그래서 스트레스 안 주면서 영어를 가르치려니 내 예상보다 많은 노력이 들어가고 있어.
슈아님// 제가 아이를 이중언어 환경에 던져야 했던 경험과 주변의 그런 아이들을 보면
힘들어 하냐 아니냐는 그 아이의 타고난 언어 재능에 거의 의존해요.
언어재능의 편차라는게 굉장히 커서 어떤 아이들은 힘들지 않게 두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고 어떤 아이들은 하나의 언어도 힘겨워 하지요.
부가 정보
벼루집
관리 메뉴
본문
슈아, 어진맘/사실 요즘 한국에서 뭐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만, 영어로 난리를 치고 그런 분위기에 쫄아서 아이들을 영어 어린이집 보내고 그런 부모들을 생각하면서 쓴거거든요. 다른 나라에 와서 두개의 언어를 배우는 상황은 살짝 제치고요. 여러가지 변수가 있을 것 같거든요. 입말은 둘다 잘 배우게 될 것 같은데 더 깊은 수준의 생각과 글도 동일하게 익히게 되는 것인지 결국 한 언어가 강화될 것일지 모르겠어요. 후자라고 추측...부가 정보
어진엄마
관리 메뉴
본문
벼루집이 그런생각으로 쓴거라고 추측은 했지. 결국 추상적 사고를 어느 언어로 하느냐 두 언어로 다 가능하냐가 어려운 질문인데 사실 나도 어진이가 더 커봐야 알거 같네. 나는 함 시도해 볼 생각인데 꽤 많은 노력이 들듯 해. 홍콩에 있는 한국 국제학교 같은데는 한국어/영어로 다 고등학교 과정까지 가르치더라만.한국에서 영어 수업하는건 말도 안된다고 항상 생각해 왔어. 한국어로도 과학적/합리적 사고를 못 가르치는 판에 (선생들 자신이 그런 사고를 못하니) 영어로 가르친다는 건 말도 안되지. 인수위원장이 오렌지 오린지 어쩌구 했다는 말을 들으니 그분 영어실력을 알만하고..
부가 정보
prumee
관리 메뉴
본문
영어만 하면 다 되는 것도 아닌데 참 ...어진엄마님 말씀처럼 언어에 특히 좀 더 재능이 있는 아이들도 있지요. 내가 알게 된 미국인 아빠와 독일인 엄마를 둔 아이들과 미국인 엄마 (유태인이라 히브리어도 하는)와 네델란드인 아빠를 둔 아이를 보면 할 줄 하는 종류의 언어라고 하는 개념과 모국어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더군요. 그 아이들이 어느 나라에 주로 살고 있느냐에 따라 주 언어가 결정되고 부모의 언어를 부수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는 ... 언제가 두 개의 모국어를 배울 수 있는 적기냐는 질문에도 세계 각국 언어학자들간의 의견이 분분한데 우리나라의 억지 교육이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벼루집 귀국하면 개학 전에 한번 봅시다.
부가 정보
슈아
관리 메뉴
본문
어진엄마/ 전 언어학에서 하는 이야기를 한거에요. 아이마다 편차가 있는 것은 물론 당연하지요. 다들 개성이 있으니까요. 언어학에서는 언어가 인지능력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한 언어체계가 완성이 되어야 한단 이야기를 하거든요. 벼루집이 말한 이야기랑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단지 요즘 난리스러운 분위기를 좀 꼬집고 싶었다지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