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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은 왜 HC가 안 됐나?

비정규개악안이 4월로 물건너 갈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임시대대회도 3월로 밀려 하여튼 긴장감이 조금 떨어지게 됐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지긋지긋하다. 어제 타매체 기자도 유보, 유보 지겹다더라만)  오늘은 그래서 많이 자고, 밀려뒀던 글도 좀 찾아 읽고, 이런 저런 재미난 뉴스거리도 찾아 보고 그랬다. (써야 할 글이 하나 있는데...내일까지니까 이건 내일 쓸란다ㅠㅠ)

 

한국일보에서 재밌는 기사를 하나 찾았다. 'DJ, YS... 이회창은 왜 HC가 안됐나'라는 제목의 기사인데 퍽 흥미롭다. 사회언어학을 전공한 서강대 채서영 교수의 논문을 소개한 글인데 한국에서 유명한 정치인이 되려면 두문자(두글자가 아니라 머릿글자) 영어 약칭이 좋아야 하고 그 약칭에는 몇가지 기준이 있단다. 그러니까 YS, DJ, JP등은 부르기 쉬운 영어 약칭이라는 이야기..이회창이 98년에 '창' '대쪽'으로 불리는 자기 닉네임이 마음에 안든다고 기자들에게 HC라는 약칭을 이용해 달라고 그랬는데 단 한군데만 그걸 써줬단다--;;

 

이유인 즉슨 마지막 음에 C가 오면 00씨 하고 비슷하게 들려 좋지 않고 실명을 감추기 위해 언론에서 흔히 쓰는 H씨, K씨 등은 다 부정적인 경우에만 쓰인다는 이야기. 채교수는 전통적인 '호'를 대체해 정서적으로 중립적인 느낌을 줘서 영어 두문자 약칭이 우리나라에서 특이하게 널리 쓰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단다.

 

하긴 김영삼 더러 '거산' 선생 김대중 더러 '후광' 선생 하는 식으로 호를 부르는 사람들이야 열렬한 지지자들 뿐이긴 하다.(여기서 돌발 퀴즈 ..전두환의 아호는 무엇이게? 답은 글 맨 끝에..)  현역 정치인 중에선 김덕룡 정도가 DR로 불리는 듯 싶네.. 또 누가 있나?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진영에서는 KT 라는 닉네임을 밀고 있는 모양인데 별로 먹히는 것 같진 않고...이른바 차기 주자들 가운데 정동영,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등은 닉네임이 없는듯 싶다. (이명박 서울시장의 경우 '맹바기'등으로 불리지만  세음절이라서 무효!)

 

노무현 대통령은 보통 '노'라는 약칭으로 언론에서 많이 불린다. 김이박 같은 흔한 성이 아닌 경우 성이 약칭이 되는 경우는 꽤 있다. '노'말고 '단'도 그런 경우지..여러 명이 하나로 묶여서 불리는 경우도 있다.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이 한 때 천신정으로 불렸고 문단심 혹은 단문심도 마찬가지 케이스.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김종필이 손을 잡았을때 유행한 DJP연합은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경우.

 

영어 두문자 약칭은 아니지만 두글자로 된 약칭이나 닉네임은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찾을 수 있다. 홍킹, 해미, 배트, 달군 등이 좋은 예다. (약칭은 두 음절이어야 부르기 쉽다. 용구라라는 말이 잘 안쓰이고 용용이라는 말은 잘 쓰인다는 것을 상기하라)  한 때 아주 잠시, 많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나도 '곤'이라 불린 적이 있었다. 만화 '곤' 이 유행할 즈음이지 싶다. 갑자기 나도 커서 훌륭한 인물 될라면 영어 두문자 닉네임을 만들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몰로트나 페이요는 스펠도 넷인데다가 삼음절이란 단점이 있다. 물론 울 엄마 아부지는 피요 라고 부르지만 ㅋㅋ

 

회사 댕길적에 개나 소나 톰, 메리, 피터, 쥬디 어쩌고 하는 강아지 스러운  같잖은 영어 이름 만들어서 명함 뒷면에 박고 다니는게 참 웃겼더랬다. 근데 나한테도 영어 닉네임 만들라고 압박하길래 TG Youn을 썼고 이메일도 TG@~ 으로 만들어 사용했더랬다. 정치인 가운데선 박태준이 한때 TJ로 불렸었다.

 

누가 그걸 보더니 '나더러 TGI Fridays 좋아하냐'고 묻더라 'AMC 가 Anycall Mobile Club 맞지요' 라는 질문 이래 가장 황당한 질문이었다ㅠㅠ

 

돌발퀴즈에 관한 해답 : 전두환의 아호는 '일해'란다. 일해재단이 바로 여기서 따온 말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특별한 약칭은 없고 흔히들 '물태우'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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