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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재, 바라문, 바라문-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카스트 제도는 인도만의 것이 아니다
인류의 신분증이다
아침 지하철 속에서 뼈와 살이 으스러지도록
느끼고 느끼고 흐느낀다
신분과 혈통은 영원하다

찬물로 세수하면서 살자 살자 그래 살아내자고
거울 속을 들여다보면서 울컥하고 집을 나서는 아침
골목 전봇대 근처에는 언제나 그러하듯
토사물이 사방으로 튀어나가다 뚝 멈춰있다
아래로 가야 할 것들이 위로 가면 저러하다
머릿속이 깨진 수박 오래 된 것 같다

지하철 타러 서울의 맨 밑바닥으로 내려가 갇히다가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
광고판 옆에서 나란히 불켜고 있는
시를 본다 자동문이 닫힌다 두 눈을 꽉 감아버린다
누군가 내 머리통을 뽑아내 던져버린다
수드라의 수박 한 통이 박살난다

시집 '마음의 오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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