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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의 상경
- 열차에서
어떤 나무들은 너른 들판에 홀로
온 팔을 벌리고 보란듯이 뻣대어 섰고
어떤 나무들은 짐승의 주검을 먹고 몸 일으켜
알록달록 용을 쓰며 제 자랑에 섰고
어떤 나무들은 강가에 머리를 풀어
잎도 열매도 강물에 적시며 보내주고 섰고
어떤 나무들은 마냥 구겨져 앉아
가지가 잘리고 꺾이며 몸뚱이 채 섰고
어떤 나무들은 모가지를 떨구고
실가지 서로 감아 안부를 물어 섰고
어떤 나무들은 눈을 찌를 듯이
삿대질, 싸움질로 마주 섰고
어떤 나무들은 뒤를 지키는 울이 되어
바람 부는데로 긴 몸을 흔들며 섰고
어떤 나무들은 산을 내려가지 않고
세상 물음에 대답 않고 섰다
찌르레기 우는 소리에
잡풀이 우거진 집이면 어떠랴
해질녘 발 벗은 여자와
플라타너스 나무 밑 평상에 누워
잎들이 펼쳐놓은 양탄자, 해진
구멍사이로 맨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면
비가 억수같이 길을 막는 어둔 밤이라도
창가에 서 외롭지 않으리
고백
나는
두 발로 걷는 짐승
새가 되고픈 하늘 끝
별이 되고픈
짐승 중의 짐승
한 끼의 동물원을 먹고
사자를 가두는
울 밖의 짐승
껍데기 벗으면
발이 뭉글고 굳은살 박히는
작은 짐승
그러나
증오의 그늘을 빗고
제 목을 조르는
그 끝에 가서 보면
네 다리로 돌아가
실뿌리의 먹이가 되는
식물 같은 짐승이니
나를 무어라 부르겠습니까
다시 봄
칠흑같은 목관의 뚜껑을 닫고
냉기가 차오는 회곽으로 들어가는 者여
결국, 흙이 되지 않으려 삶은 죽음에 저항하는가
한낱 실뿌리에 두개골은 깨어지고
뇌수까지 빨리는 오늘이여, 악다구니로 싸우는가
허물어진 목관에서 어금니는 썩어지네
나의 땀과 거친 숨은 무얼 위해 달려가나
마른 뼈들이 햇살에 부서지는 날에
젖은 뼈들은 축축이 미끄러지는 날에
이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에 대하여
달콤한 미래
-은평 뉴타운 재건축 현장에서
나무뿌리가 아랫도리를 드러내고 시체처럼 널부러져 있다 땅 거죽에서 뻘건 선지가 덩어리 채 쏟아지고 있다 벌집 속 인골들은 번데기로 누워 부활의 날을 기다린다 달콤한 햇살을 허겁지겁 받아먹으며
산 者가 그 위로 견고한 육면체의 절망을 짓는다 솟아오른 구멍마다 하나씩 기지개를 켤 사람의 고치들, 전리품이 되어 과학실 견본으로 걸릴 과거는 빠진 턱으로 환히 웃음짓는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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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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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특별상ㅋㅋ부가 정보
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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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부가 정보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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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장이 자신에게 준다는 그 상의 수상작이군. ㅋㄷㅋㄷ부가 정보
밤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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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