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 글을 쓴 것이 한 달을 넘겼다.

이런 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선거 때문이었다.

그놈에 선거가 뭔지...

정신없이 선거운동 하느라 이곳에 들르기란 생각조차 하기 힘들었다.

그럴 정도로 선거운동했는데...

결과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오늘 연맹 정기대의원대회가 있었다.

어제 대의원대회를 준비하고 오늘 아침에 또 준비하고 시작된 대의원대회였는데...

오후 2시를 넘기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대의원들이 한 명씩 빠져나가기 시작했는데...

가시면 안된다는 얘기를 계속해서 했는데...

가는 대의원들은 무시하고 그냥 가버리고...

결과는 정족수 부족으로 결국 대의원대회가 무산됐다.

가장 중요한 사업계획과 예산을 심의하던 중간에 그리 되버려 더욱 황당했다.

다음안건인 산별노조 건설 기본방침은 상정하지도 못하고 끝나다니...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다니...

요즘 운동이 개판이라고 하나 이렇게까지 되버린다는 사실에 나는 당황스러울 따름이다.

운동이 위기일때 더욱 단결하고 힘있게 나아가야 하는데...

모두가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 상황이라니...

모두가 다 자신들의 일인데...

어찌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대의원대회 중간에 가버리나...

대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조차 없다는 말인가?

이 또한 현재 운동의 수준을 말해주는 것 아닌가?

대의원들이 끝까지 자리를 사수하는 것 또한 자본과 정권과의 투쟁이라는 것을 왜 인식하지 못한단 말인가!

바로 자본과 정권과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곳이 바로 그곳이라는 것, 대의원들은 분명히 인식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집회하고 사측과 직접 한 판 붙는 것만이 자본과 정권과의 투쟁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할때 노동자들은 한 발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무슨일이 있으면 가버려도 되는 것이 대의원대회라면 노동운동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냥 각 자 개인이 알아서 세상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자본과 정권에 빌붙어 아부하고 개처럼 살아가면 될 것이다.

그렇게 살아가지 않기 위해 우리는 서로의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기 위해 모이는 것이며, 바로 그 자리가 대의원대회이다.

자본의 노예로, 개로 살아가지 않기 위해...

제대로 한 번 대의원대회를 한 번 해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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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5 23:29 2006/02/15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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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산오리 2006/02/16 08:58

    열받는 일만 계속 생기는 군요..
    고생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