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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 3188(210329)호] 여성 학생으로부터의 어필 : 여성차별의 근원은 자본주의, 우리가 세상을 바꾸는 주인공이다

주간『전진(前進)』 3188호(2021년 3월 29일자)

여성 학생으로부터의 어필 :

여성차별의 근원은 자본주의

우리가 세상을 바꾸는 주인공이다

 

 작년부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에 따라 일자리를 잃은 여성은 한때 최대 74만 명이 되어 남성의 2배가 되었습니다. 작년 10월 여성 자살율은 지난해의 1.8배입니다. 재택근무 증가나 휴교의 영향으로 늘어난 가사‧육아부담의 다수가 여성에게 주어졌고, 2020년도의 DV(가정 내 폭력) 상담건수는 과거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자본주의 체제와 불가분의 사회적 여성차별구조가 코로나 위기를 통해 표면화된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가족제도는 역사적으로 사회의 지배층이 스스로의 일족에게 재산을 승계하고 싶다는 욕구에서 발전되어온 것이며, 그 당연한 귀결로서 여성은 세대를 잇기 위한 아이를 낳는 도구로 다뤄지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자본주의 아래에선 노동자계급의 여성을 집에 놔두고 남성 노동력을 뒷받침하게 해 다음 세대의 노동력이 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근대 가부장제가 ‘합리적’인 가족형태로 구축되었습니다.

 특히 1974~75년 공황 이후 전후 성장의 한계에 다다른 일본 제국주의는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전환해 노동자 파견법(1985), 국철분할‧민영화(1987)과 같이 남녀고용기회균등법(1985)을 성립시켰습니다. 이는 ‘남녀평등’을 내걸어 여성을 더욱 싼 노동력으로 내몬 것이었습니다. 이는 여성의 비정규고용율이 현재 6할에 가깝다는 점에서도 분명합니다. 이렇게 여성에게 가사‧출산‧육아‧간병과 같은 재생산 노동을 지우는 구조는 그대로두고 노동시장에의 동원을 진행시킨 결과가 현재의 ‘이중부담’ 상태입니다.

 

 

노동자계급의 단결이 차별을 박살낼 힘

 여성차별 폭언으로 사임한 모리 요시로(森 喜朗)의 대신 하시모토 세이코(橋本 聖子)가 도쿄올림픽‧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회장이 된 것처럼 국가와 자본은 특권을 가진 극소수의 여성을 지배계급의 일원으로 내세워 여성노동자의 분노를 누르려 하고 있습니다. 모리의 사임에 즈음에 일본공산당의 시이 카즈오(志位 和夫)는 “이를 기회로 ‘성평등‧후진국’일본사회의 비뚤어짐을 바로잡을 대책이 필요”하다 말했습니다만 이른바 ‘리버럴’세력의 대다수도 실은 여성차별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여성차별’이나 ‘남녀평등’이라는 말을 의도적으로 지워 ‘성차별’이나 ‘성평등’으로 바꿔 말하고 있습니다.

 젠더란 ‘사회적으로 구축된 성차’, 즉 역할, 장식이나 행동, 취미‧기호를 성별과 묶은 ‘여성다움’이나 ‘남성다움’을 말합니다. 이 젠더를 그라데이션이나 이행가능하게 만드려는 개량운동은 이원적인 ‘여/남성다움’을 강력히 수호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성립될 수밖에 없는 사상입니다. 그리고 이 모순에 의해 ‘낳는 성’이기에 차별되는 여성의 생물학정 성의 무시‧부정 등 새로운 형태의 여성차별을 만들고 있습니다. 차별의 원흉 그 자체인 젠더를 없애려 하지 않고 ‘평등’을 노래하는 것은 기만입니다. 인간의 삶을 성별에 묶어두고 젠더를 해체하는 것이야말로 젠더와 섹슈얼리티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들이 진정으로 해방되는 길입니다.

 여성을 지배체제의 일원으로 만드는 것이나 계몽활동, 개량운동에 열중해 노동자계급의 여성이 현실에서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구조에 눈을 돌리지 않는 리버럴‧페미니즘은 ‘공정한 사회의 페미니스트판과 정면으로 대립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변화(=신자유주의)를 정당화하는 데 한 몫 했(낸시 프레이저)’했습니다. 여성을 ‘낳는 기계’나 ‘값싼 노동력’으로 빠뜨리는 가부장제는 단순한 봉건시대의 유물만이 아니라 자본주의를 성립시키기 위해 재구축된 것이며, ‘낡은 사고의 남성’을 계몽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성해방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의 타도가 불가결하며, 그를 위해서는 차별로 분단되어 있는 남녀가 노동자계급으로 단결해 일어서야 합니다.

 

 

전세계로 확대되는 여성의 투쟁과 연대

 여성들은 억압에 굴하지 않고 차례차례 일어서고 있습니다. 이제 자본주의는 여성들을 젠더 규범이나 가부장제에 묶어둘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최근 학생과 20대를 중심으로 한 노동자계급 여성 사이에서 ‘여성다움’을 의식적으로 거부하는 ‘탈코르셋 운동’이나 결혼‧출산‧연애‧성행위를 ‘하지 않는’것으로 가부장제에 저항하는 ‘4B운동’의 실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억압으로부터의 탈각(脫却)운동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을 넘어 가부장제에 ‘NO’를 명시하는 사회운동으로 급속히 확장되었고, 전세계로 연대의 고리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그 가부장제를 담보하는 자본주의와의 싸움에 많은 여성들이 일어서고 있습니다. 여성을 선두로 한 의료노동자들은 사회보장으오서의 의료를 되찾기 위해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여성 학생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신자유주의 아래서의 대학개혁이나 치솟는 학비에 반대하며 거리에서 마이크를 잡고 의견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런 사회는 끝내자”고 궐기한 모든 세대의 전세계의 여성이 여성에게 사회를 바꿀 힘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여성 학생들은 시스터후드(여성들의 연대)를 만들어내며 계급적으로 단결해 함께 싸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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