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사는 모습


 

원래 양념가게는 넉달전까지 할머니가 했다.

어느날 며느리라며 사람이 바꼈다

할머니는 편찮으시다고 햇다

하긴 연세가 많으셔서 항상 간마늘과 간고추를 살땐 이곳으로 왔다.

 

할머니는 양을 많이 주셨다.

며느리는 양이 줄었다.

하긴 그 무렵 고추와 마늘값이 엄청나게 올랐을 무렵이었다.

대신 며느리는 파김치 담글려구요. 하면 거기에 젓갈을 한국자씩 넣어 주었다.

공짜좋아하는 나는 언제난 반국자 더요를 외치며 단골의 위치를 점해갔다.

 

...

 

눈이 오던날 시장을 보던 나는

사진하나 찍어도 되요?

홍보도 되고 좋다고한다.

자주 찍으로 많이 온다고 그런다

"다만 일본 사람들이 찍는 건 싫어요"

왜요?

"우리나라 못 사는 모습 찍어가는 것 같아서요"

...

난 어떨까

나도 못사는 모습찍기는 마찮가기 인지도 모른다

항상 민중이 사는 모습을 담으려 했지만

그건 사실 못사는 모습니다.

 

나는 왜 민중의 삶을 담으려고 하는가?

여전히 나는 답을 찾지 못했다.

많은 사진가들이 민중을 담았듯이 나도 그냥 그런가?

나는 그들의 삶을 렌즈에 담아서 무엇을 할 것인가?

단순한 피사체에 대한 호기심일까?

이런 고민들은 항상 있다.

 

그러나 고민에 앞서 셔터는 먼저 눌러지곤한다.

찍지 않아 생길 후회가 더 커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사진찍을 것을 허락받았지만

스스로를 못사는 모습이라 생각하는 언니의 사진을

웹에 올리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그래서 모자익을 했다.

사실 올리지 않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올리고 싶은 건 나의 마음

그러나 눈이 펄펄 오는 날에도 새벽부터 시장에서 장사를 해야하는 삶과

아무리 힘들어도 출근해야 하는 노동자들의 생존의 모습을

담는 것이야 말로 그/녀 들이 세상의 주인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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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7 22:55 2008/02/17 22:55
Posted by 썩은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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