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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학교에서 수년간 단련된 공룡의 원숙한 삽질.
규칙적이고 빠르게, 그리고 조용히 한삽한삽 앞으로 전진하며 밭을 만들어 낸다.
오늘, 시멘트철근 덩어리 왕건이를 발굴(!), 기뻐했다.
'삽질이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라는, 새록새록 삽질에 눈뜨고 있는 밤비.
첫날 삽질 후 끊어질 듯한 허리통증을 이겨내고 이제 조금씩 붙고 있는 허벅지 삽근육에 주목한다.
정말 5월쯤에 '허벅지 삽근육 경연대회'라도 벌여볼까봐. ㅎ
오늘은 지난주 빈집에 왔던 연대 학생 네명이 와서 함께 삽질을 했다.
일명 '연세대팀', 즉석에서 공룡과 밤비와 나는 항공대팀이 됐다.
교양과목 레포트를 쓰기 위해 마음의 준비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삽질을 너무 했나?
그래도 머리로, 책으로가 아닌 발로, 몸으로 쓰는 그녀들의 레포트, 기대해!
이렇게 일하고 저 멀리서 사이좋게 둘씩둘씩 손잡고 밭길을 걸어오는
말랴디온 달군승욱 커플들이 눈에 들어올 무렵, 카메라가 사망했다.. 범인은 흙. +_+
적당히 일하다 난지도의 참을 목빠지게 기다렸으나 우리에게 먼저 온건 참이 아니라 바람.
일할 땐 바람이 없어 땀이 맺힐뻔도 하더니 좀 쉬려니 바람이 불 껀 뭐람..
한참을 떨다 오늘의 참 비빔국수를 먹다말고 집으로 후퇴,
집에 오니 다시 바람이 잠잠해져 마당에 자리를 펴놓고 놀았다.
놀면서 밭 이웃 아주머니가 주신 시금치 한 박스도 다듬어 나누고.
그리고 씨감자를 쪼개 재에 비벼 놓았다.
수요일쯤에 심어야지.
2 ℃ 15 ℃ 햇볕은 따뜻하나 바람은 역시 참.
2010.4.4. 일요일의 빈농일지(공룡,라봉,밤비,연세대팀4인,달군,승욱,말랴,디온,난지도) 11:00-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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