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의 지하철은 전반적으로 끔찍하다. 대부분의 역이 오래되었고, 불쾌한 냄새가 난다. 게다가 최근 몇년간 구조조정으로 인해서 서비스 수준 또한 저하되어 있다고 한다. 반면 버스는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곳의 모든 버스는 저상버스이다.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하면 자동으로 오른쪽으로 버스가 기운다. 그리고 기사는 사람들이 안전을 확보했는지를 확인하고서야 출발한다. 많은 노선이 2층 버스라서 굳이 시티투어 관광버스를 타지 않아도 도시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다닐 수 있다.(위의 사진은 집앞의 버스를 타고 2층 맨 앞자리에서 찍은 사진이다.)
버스와 지하철은 모두 하나의 회사에서 관리하는 것 같다. 7일짜리나, 한달짜리 티켓을 한번만 끊으면 그 기간 동안 모든 노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한달짜리 티켓의 경우 75유로(약 11만원) 정도 한다. 하지만 한번만 타는 요금이 2.5유로 정도로,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비싸다는 걸 감안하면, 매우 싼 편이다. 낮에만 이용하는 월티켓도 따로 있다. 당연히 학생이나 직업훈련생은 훨씬 싼 가격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지금 지내는 크리스티앙 집 앞에는 M29번 버스가 다닌다. 베를린 도심을 횡단하는 노선이라서 이 버스만 타면 어디로든 연결될 수 있다. 베를린의 대부분 지역이 버스와 지하철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교통은 어디든 불편함이 별로 없는 편이다. 도로를 달리는 작고 예쁜 자동차들이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타고 다니는 자전거를 보면서 소비욕구가 올라오기도 하지만, 일단은 이 버스를 좀 더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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