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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04
    줄기세포 논쟁은 이제 끝?
    바람-1-9
  2. 2007/12/03
    나는 5년이라는 시간, 꿈을 꾸었던가?(7)
    바람-1-9

줄기세포 논쟁은 이제 끝?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피부세포의 유전자를 바이러스를 통해 재프로그램해서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학계에서 알려지고 있다.

황우석 사태를 겪으면서 민주노동당 내에서는 한모 연구원이 주축이 되어 33조 경제성과와 찬란한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우상과 싸우면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윤리적 문제와 여성과 관련한 문제를 사회적으로 부각시킨 일이 있다. 권영길 후보는 황우석 찬양을 하다가 뒤에는 결국 한모 연구원을 '영웅'이라는 호칭까지 언급한 일은 그 사이에 있었던 에피소드다.

난자를 채취하고 배아를 파괴하는 행위에 관련해서 논란이 많이 있었는데, 이제 피부세포를 이용하게 된다면 기존의 논쟁은 일단락이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 많다. 피부세포를 이용해서 완전하게 인간을 복제할 수 있다면 또는 복제할 가능성이 있는 세포를 만들어낸 다음에 파괴를 하게 된다면 역시 아직도 기존의 윤리적 문제는 역시나 다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 것이다.

이번 피부세포를 이용한 줄기세포 만드는 연구와 관련해서 지적재산권 분야에서는 좋은(?) 소식도 들린다. 위스콘신대에서 관련한 연구에 대해서 특허를 걸지 않겠다고 했단다. 추측컨데, 이미 선행 연구가 발표된 것이 있어서 특허를 걸기 어려운 부분도 있겠고, 국제적으로 학계에서 잠재적으로 연구의 확산 가능성이 높은 이러한 기술에 특허를 거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작용했을 것 같다.

새로운 기술, 특히나 생명이란 주제와 관련한 새로운 기술은 인간이 신의 영역을 넘본다는 신비감과 인간이 갖는 생명에 대한 집착으로 항상 엄청난 논란과 경이를 불러 일으킨다. 이러한 논란의 격랑에서 차분히 문제를 바라보고 이에 대해서 문제를 검토하자는 이야기는 쉽게 탈문명주의 또는 종교적 아집 정도로 치부된다. 아마도 우리 한모 연구원과 같은 사람은 평생 이런식의 매도와 싸워야할 지도 모른다. 참 인생 불쌍하다.

그런데, 잠깐 궁금해지는 것이 황우석 사태 때, 그 열렬한 황우석 열풍의  가장 큰 요인이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이었을까 아니면 그 놀라운 국부 창출(돈)의 약속이었을까? 난 왠지 돈에 한 표 지르고 싶다.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보다 풍족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큰 동기였을 것 같다는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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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5년이라는 시간, 꿈을 꾸었던가?

최근에 지난 5년전 내 삶을 확 바꾸었던 인터넷 커뮤니티 하나가 이제 해산을 하려고 한다.

내고 속했던 인터넷 커뮤니티는 민지네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2002년 대선이 끝나자마자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던 이들이 모여서 만든 커뮤니티다. 2002년 나는 민주노동당이 내세운 부유세·무상의료·무상교육에 감동 먹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걸 내걸고 정치를 하려고 하는 정당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완전 '필'이 꽂혔었다. 솔직히 이 나라는 민주화 아니면 어느 어느 지역의 정권 이 딴 생뚱 맞은 이야기만 해대면서 뒤로는 산악회 만들고, 막걸리 돌리면서 정치를 하는게 '진짜' 정치였던 모습에서 부유세·무상의료·무상교육은 정치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다르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난 생각한다. 대선에서의 열정은 민지네의 탄생이 너무나 쉽게 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단 하루만에 다음에 까페를 만들고 단 며칠 사이에 수백명이 모여들었다. 단 10여 일만에 카페를 나와 독립된 사이트를 만들고, 매일 밤 인터넷 채팅으로 회의를 통해 사업을 결정하고 집행하고, 나는 당시 미국의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었지만, 솔직히 모든 일 다 접고 민지네 만드는 일만 했다. 그 후 한 6개월은 본업보다 이 사이트의 운영자로서 일하는 것이 훨씬 많았다. 그래도 매일 매일 좋아서 죽을 지경이었다.

다른 회원들도 이러한 열정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2004년 총선을 마치고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 배출된 날 밤에는 돈을 모아서 여의도에서 축제 비슷한 것을 할 때까지도 민지네는 활력이 넘쳤다. 그리고 나는 능력도 없으면서 당에서 상근을 하게되었다. 그러나 얼마전에 그 민지네를 해산하기 위해서 회원들 중 연락이 가능한 몇몇이 모였다. 그리고 해산을 위한 절차를 한 단에 걸쳐 추진하기로 했다.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관리할 사람도 찾는 사람도 없는 상태가 2년 가까이 되버린 것이다. 무엇이 이렇게 민지네를 이렇게 무기력하게 만들었는지 생각해볼 시간조차 아직까지 갖지는 못하였지만, 누구도 이 커뮤니티를 살려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나 책임감이 없는 상태에서 더 이상의 해법은 나오질 못했다. 그렇게 5년 전 내 삶의 전환을 만들어냈던 커뮤니티가 조만간 없어지게 되었다.

왠지,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하는 모든 일들이 왜 시작 됐는지,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가 불투명해지는 느낌이다. 당에서 상근을 하게 된 것도 분명 2002년의 그 기억과 경험이 큰 계기였는데, 그 출발을 마련해준 바탕이 사라지고 나서 내게 남는 것은 내가 5년 동안 긴 꿈을 꾸다 깨었다고 해야할 것인지 아니면 모든 것이 변하기에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하나의 사건이 지금 일어난 것에 불과한 것인지, 혼란스럽다.

최근에 너무나 정신 없이 일들이 생기면서 해산을 하기로 했던 것조차 생각에서 놓고 살았었다. 이렇게 시간을 흘려보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오늘에서야 든 것은 아마도 내 삶에 대한 애정이 아직 내게 남아 있기 때문이고, 그렇게 인연을 맺고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완전 산만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내 정신 상태를 수습하고 찬찬히 지난 5년을 돌이켜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있지만, 잠시 생각의 늪에 빠져볼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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