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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에게 보낼 편지

힘멜스타인(David Himmelstein), 울핸들러(Steffie Woolhandler), 헬란더(Ida Hellander) 박사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South Korea)에 있는 최용준이라고 합니다. 현재 한림대학교 의과대학(College of Medicine, Hallym University)에서 사회의학(social medicine)을 가르치고 있으며, 한국에서 보건의료 운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편지를 드리는 것은, 세 분께서 쓰신 책 의 한국어 번역을 허락 받고 번역에 관한 사항을 상의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알다시피 최근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는 내년 타결을 목표로 FTA 협상을 개시하기로 공식 선언하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FTA 협상이 절차적 문제뿐 아니라 그 내용 면에서도 큰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미 한국의 노동자 민중 운동은 광범위한 대중 투쟁을 조직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 정책과 제도를 공부하고 대학에서 이를 가르치며 실천을 통해 한국 보건의료의 문제점을 고쳐나가려는 저희들은, 한미 FTA가 그렇지 않아도 적지 않은 문제점을 지닌 한국의 보건의료를 돌이킬 수 없는 수렁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국내 정책으로 논의되고 있는 영리법인 의료기관 개설 허용과 민간의료보험 확대 정책이 한미 FTA 체결로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서 미국의 보건의료 제도의 문제점을 명료하게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세 분의 책 는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몇 가지 사항에 대하여 상의드리려고 합니다. 첫째,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저희들은 세 분의 책을 번역하려고 합니다. 한국어판 번역을 허락해주시겠습니까? (이미 번역본을 출간해줄 출판사가 나선 상태입니다. 이 출판사는 메이데이(May Day) 출판사로 영세한 신생 출판사입니다. 그러나 출판사 대표가 <노동자의 힘(Power of Working Class)>이라는 노동자 정치조직의 대표를 맡은 적이 있는 열정적인 운동가라 이 책의 번역에 대단히 적극적입니다.) 둘째, 세 분께서 보시기에, 약 5년 전에 씌어진 이 책의 미국 보건의료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현재 시점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그 동안 중요한 변화가 있었고 이 책이 그것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 번역 과정에서 세 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저작권 문제를 어떻게 협의해야 할까요? 저희들로서는 처음 하는 작업이라 이 문제를 누구와 상의할 지 궁금합니다. 번역본 출판을 맡아 줄 메이데이 출판사의 대표는 저희에게, 먼저 저자들과 협의한 후에 저작권 문제가 매듭지어지면 우리가 그 쪽 출판사와 협의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저희 번역진이 어떻게 하면 될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넷째, 세 분께서 책의 번역을 허락하시고 저작권 문제도 해결되었다는 전제 위에서 말씀 드립니다. 한국어판 서문을 써주실 수 있는지요? 지난 5년 간의 변화가 책의 주요 내용을 근본적으로 바꿀 만한 것이 아니라면, 그에 관하여 서문에서 언급해주시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 분께서 번역을 허락하시고 출판사도 양해한다면, 저희는 좋은 번역이 될 수 있도록, 그러나 빨리 번역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애쓸 작정입니다. 현재로서는 늦어도 가을쯤 한국어판을 내려는 계획인데, 그만큼 FTA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기 때문입니다. 초면에, 그것도 메일로, 긴 얘기를 하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부디 세 분께서 숙고하시어 저희들이 반가운 소식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In Solidarity, 한국에서 최용준 올림 PS1. 이 메일은 저와 함께 번역과 교열을 담당할 두 사람의 공역자와, 번역본 출간 의사를 밝혀준 출판사 대표에게도 참조로 보냄을 양해해 주십시오. PS2. 저에 관하여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현재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에 체류 중인 김명희 박사(Dr. Myoung-Hee Kim)에게 연락하시면 됩니다. 힘멜스타인 박사님을 인터뷰한 적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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