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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하루 평균 20명의 방문자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사실 매일 글을 쓰지 않으면 쉽지 않다. 어제 오늘 글을 쓰지 않았더니 블로그에 찾아오는 사람의 수가 줄었다. 아마 이 글을 작성해서 게시하지 않으면 오늘 방문자 수는 20명을 못 넘길 것 이다.
뭘 써야 하나?
블로그 방문자들이 찾아온 검색어를 보니 민방위훈련과 관련된 검색어가 많았다. 하지만 가장 큰 유입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가 강세다. 기독교인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이른 바 팔복. 다음은 온유한 사람은 복이 있다는 글을 적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그동안 가능하면 아가페 출판사의 쉬운 성경을 사용하고 있는데, 온유 앞에 본문에는 없는 마음이라는 내용을 적어놔서 고민이다. 개역개정으로 넘어가야 할까? 불필요한 고민 때문에 더 이상 진전이 없다. ㅎㅎㅎ 뭘 안다고 번역본을 가지고 뭐라고 할까. 조금만 아는 사람이 보면 꽤나 웃겠다.
하루 평균 글을 쓰지 않아도 20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팔복을 이어가야 하는데, 쉬운 성경보다는 개역개정으로 써야 할 것 같다. 만약 슬퍼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는 글을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다고 했으면 지금쯤 쌍끌이를 하고 있을텐데 아쉽다.
글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제목도 중요. 그런데, 난 내용도, 제목도 꽝. 글은 내용이 없고, 제목도 자다가 봉창을 뜯는다. 덕분에 AI 들의 시선에서 늘 찬밥. 만약 내용이 좋았다면 사람들이 계속 찾아왔겠지만, 내용이 없으니 방문자도 없다. 내용이 없으면, 제목이라도 잘 잡아서 어그로를 끌어야 했는데, 그런 재주도 없다. 내 글은 어그로도 못 끈다. ㅋㅋㅋ
오리.
내가 다른 블로그에 하루 일정을 간략하게라도 적어가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총회 준비에 정신이 없었다. 어제 총회준비위원회에서 수정하기로 한 내용 수정하고, 정회원 명단 확정하고, 눈에 띄게 한 것은 없는 데 시간은 후딱.
예전 목회를 할 때 누군가 내게 좋겠다고 했다. 뭐가 좋으냐고 물으니 하는 일이 없다고 한다. 내가? 난 그때도 나름 바쁘게 살았는데, 아마 그의 눈에는 내가 빈둥거리는 한량으로 보였나 보다. 조그만 교회 목사가 할 일이 뭐가 있겠어?
언젠가 재정 상황이 어려울 때 아내가 어디 가서 일을 좀 하면 어떻겠냐고 물어 본 적이 있었다. 그때는 지금의 나와는 많이 달랐다. 당시 생각을 해 봤다. 새벽에는 새벽기도회가 있어서 새벽일을 하기 어려웠고, 낮에는 교회 일을 해야 했고, 저녁에는 수요예배와 금요기도회가 있었다.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난 시간을 정해서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그 때는 그랬다. 교회가 가장 우선이었다.
출석교인이 많았기 때문에 일이 많았을까? 출석교인이 많았으면 교회를 접을 일도 없었겠지. 겨우 몇 명의 출석교인들과 함께 했었다. 어느 날 동생 내외가 신앙생활을 잘 하고 싶다며 집 근처 조금(?) 큰 교회로 간다고 했다. 신앙생활을 잘 하고 싶어서 교회를 옮긴다는데, 가지 말라고 말을 할 수 없었다. 동생 내외가 떠난 뒤 몇 명없던 교인의 수는 더 줄었다. 아마도 그래서 철산동에서 광명7동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아마도 2015년 쯤 이었을 것 같다. 사무실 인근 버스회사 기사들이 만들어 활동하던 밴드가 있었다. 지역 축제 준비를 하다가 그 밴드를 초대하게 되면서 알게 되었는데, 마침 버스를 타니 그 때 만났던 분이 운전을 하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내가 먹고 살만한 형편이기 때문에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내게 어떤 일을 하느냐고 물어서 구로시민회 사무국장이라고 말을 했다. 그는 내가 먹고 살만하니까 자원봉사도 하며 살아가는 것으로 이해를 하는 것 같았다. 그의 눈에는 풀뿌리시민사회 단체 활동가는 생활이 여유로운 자원봉사자.
오리가 물 위에서 나가는 것은 눈에 보이는 평온한 모습과는 달리 물을 내젖는 수많은 발놀림이 있기 때문이다. 회의 자료 하나 만드는데 뭐가 힘드냐고? 별것 아니다. 문제는 그 별것 아닌 것이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는 것.
2012년 노회한 전의원이 6411을 이야기 하며, 이른 바 그림자 노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일터에 가기 위해 이른 새벽길을 나서는 사람들. 때때로 일을 마치고 이른 새벽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그들만을 이야기 한 것은 아닐 것이다.
눈에 띄는 자리만 찾아 앉는 사람들이 있다. 눈에 띄는 자리나 역할.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자리나 역할만 본다. 한번씩 사람들의 눈에 띄지는 않지만 필요한 역할과 자리에서 있는 사람들도 보면 좋겠다.
2023. 1. 27.
그리움이 머무는 자리
2023년 1월 26일 열린사회구로시민회 총회준비위원회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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